“최악의 상황은 지났다”…장밋빛 전망 내놓는 증권사들, 매수 리포트 늘어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5.02 21:01:22


올해 증권사의 ‘매수 리포트’가 지난해보다 10%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출범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을 바탕으로 코스피가 2700선을 넘나들었으나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리스크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매력이 주목받은 영향이다.

또한 올 1분기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조선과 방산 섹터 등에서 쏟아진 호실적 발표도 투자 의견 매수 보고서 증가에 한몫 했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투자 의견을 ‘매수’로 제시한 보고서는 6494개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간된 매수 보고서 5766개보다 12.63% 늘어난 수치다.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낸 리포트는 100개에 달했다. ‘8만전자’를 탈환하기도 했던 작년에는 매수 리포트가 91개였다.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풀이되는 ‘중립(보유·홀드 포함) 리포트’의 경우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에는 5월 전까지 중립 의견 리포트가 461개 발표됐고, 올해는 그보다 1.52% 늘어난 468개로 집계됐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내 증권가에서는 매도 의견 리포트가 연간 10개 남짓 발행되기에 증권사의 중립은 매도 의견의 대안으로 여겨진다.

매수 리포트가 10% 넘게 늘어났음에도 중립 의견 증가 폭은 제한적인 모습을 보여 국내 증시를 향한 증권가의 시선이 긍정적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는 일반적으로 향후 12개월간의 목표수익률 구간을 나눠 투자 의견을 제시한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현 주가 대비 목표수익률이 15% 이상일 때 매수 의견을 내고, 역으로 마이너스 15%일 경우 매도 의견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사이 범위가 중립 의견이다.

지난해 2420에서 2770 사이를 오르내리던 코스피가 올해는 2280~2680에 갇혀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가 매수 의견 리포트를 늘린 셈이다.

억눌린 주가와는 반대로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속출하는 등 상장사들 실적이 호조를 나타낸 점도 증권사의 매수 권고에 힘을 보탰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동기보다 157.8% 늘어난 7조440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HD현대중공업·HD한국조선해양·HD현대미포 등 조선주들도 전망치(컨센서스)를 50% 이상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060% 증가하기도 했다.

코스피 상장 기업의 전반적인 올 1분기 예상 영업이익도 지난해 동기보다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 자체가 지난해보다 좋아 매수 리포트가 늘어났을 것”이라며 “다수 상장사의 주가가 낮아졌기에 바이콜이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중립 리포트는 업황 우려가 큰 2차전지주와 게임주에 집중됐다. 2차전지 섹터는 지난해부터 전기차 캐즘(수요 정체)으로 업황 악화가 가속했고, 게임 산업도 소비심리 둔화와 중국산 게임 공세로 어려운 시기를 거치고 있다.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SK온)과 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엘앤에프 등 2차전지 소재주들이 중립 리포트가 5개 이상 나온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넥슨게임즈는 올해 세 번째 매도 리포트 주자로 이름을 올렸고, 넷마블과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주들에 대한 중립 리포트도 10개 넘게 발표됐다. 이밖에 SOOP(2개)·HD현대건설기계(1개)가 매도 리포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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