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K21 참여 외국인 대학원생 중 '한국 살고 싶다' 27% 그쳐

취업 희망 42%보다 낮아…언어 및 문화적 장벽 이유로 꼽아
조승한

입력 : 2025.04.27 07:02:01


외국인 유학생 (CG)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정부가 이공계 우수인재 육성을 위해 외국인 우수 인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정주를 그다지 희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국어와 문화 장벽을 정주를 가로막는 원인으로 꼽고 있어 이공계 대학원생을 단순히 유치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정주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언어 교육 등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연구재단이 공개한 '두뇌한국(BK)21 외국인 참여대학원생 실태 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BK21 참여 외국인 대학원생 중 한국 정주를 희망하는 학생은 2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BK21은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해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을 육성하는 사업으로 참여 사업단 상당수가 이공계 분야다.

이번 조사는 BK21 사업단 450개에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소속됐던 외국인 대학원생 9천380명 중 1천72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것이다.

설문 참여자 중 82.9%가 이공계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77개국 외국인 대학원생이 BK21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중국이 28.6%, 베트남이 13%로 가장 많았으며 여기에 파키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6개국 학생이 73%로 많았다.

이들 중 42%는 한국에서 취업을 희망했지만, 정주를 희망하는 경우는 27%로 이에 못 미쳤다.

다른 국가에 취업을 희망하는 경우 정주 희망 비율이 비슷하지만, 한국만 정주하지 않고 출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국에 정주하고 싶지 않아 하는 이유로는 언어 및 문화적 장벽을 선택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실제로 유학생 중 한국어 능력이 원어민 수준인 경우는 2.95%에 불과하고, 전혀 하지 못하는 학생이 17.21%, 초급 수준이 43.16%로 나타났다.

영어수업 비중이 70% 이상인 경우가 64%고 학생 중 74%가 지도교수와 영어로 소통하는 만큼 한국어를 배울 필요를 느끼지 않는 셈이다.

또 연구실에 외국인 학생 비율이 50% 이상인 경우가 34%, 10~50%인 경우가 40%로 한국 조직 문화를 배울 기회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취업 정보를 획득하는 데 가장 도움 되는 방식도 인터넷을 꼽으며 정작 대학 취업 지원센터는 가장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하는 등 취업을 위한 국가나 대학 지원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가 불가피한 만큼 한국 정주를 유도하기 위해 한국어 교육지원, 경력개발 프로그램, 기본적 생활 환경 보장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공계 대학원생 유치와 관련한 명확한 방향성 정립이 필요하고, 유학생 유치가 '유치에서 졸업까지'로 그칠 게 아니라 졸업 후 취업 정주에 필요한 정책들로 긴밀히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hj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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