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직업 대물림' 경향은 약화…'부의 대물림'은 강화"
한국노동연구원 '한국의 세대 간 사회이동에 관한 연구' 보고서
김은경
입력 : 2025.04.27 06:15:01
입력 : 2025.04.27 06:15:01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부모의 교육 수준과 직업이 자녀에게 대물림되는 경향은 과거보다 약화했지만,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자산 증식에 미치는 '부의 대물림' 경향은 강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노동연구원의 '한국의 세대 간 사회이동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부모의 교육, 직업, 자산 등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한국노동패널 등을 이용해 실증 분석했다.
먼저 부모와 자녀의 교육 연수(기간) 간에는 강한 양(+)의 상관관계가 존재했고, 부모의 상대적 교육 순위가 상승하면 자녀의 교육 순위 또한 증가했다.
다만 연도별로 세대 간 이동성을 구분해 보면 부모의 교육 수준이 자녀의 교육 수준에 미치는 영향은 1980년대 출생 집단에서 가장 컸으며, 1990년대 출생 집단에서 가장 작았다.
즉, 1990년대 출생자들의 부모와 자녀 세대 교육 수준의 통계적 연관성이 감소했다는 것으로, 이들이 다른 집단에 비해 세대 간 이동성이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음으로 직업의 세대 간 이동성을 살펴보면 최근 세대일수록 부모의 직업이 자녀의 관리·전문직(직업군 상층부)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약해졌다.
아버지의 비숙련직 여부는 자녀의 교육 수준 및 관리·전문직 여부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아버지의 관리·전문직 여부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더 컸지만, 최근 세대인 1970·80년대생에서는 1950·60년대생보다 영향이 적었다.
최근 세대일수록 성장 지역이 자녀 교육 수준 및 관리·전문직 여부에 미치는 영향 또한 감소했다.
반면 자녀 본인의 교육 연수가 관리·전문직 여부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세대일수록 더 강했다.
특히 1980년대생으로 오면 자녀의 전문직 여부에 아버지의 직업과 지역은 영향이 없고, 오로지 교육 연수만이 유의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자녀 본인의 교육 수준과 직업 지위 간의 연관성은 강화됐다.
관리·전문직의 임금(소득) 프리미엄은 최근 세대일수록 감소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교육을 통한 직업이동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직업과 소득을 통한 사회적 계층화는 이전만큼 유효하지 않고, 결혼과 자산 같은 다른 사회적 이동의 영역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자산의 경우 부모의 순자산이 많을수록 전세금·집값 등 자녀의 주거자산 및 자녀의 5년, 10년 후 순자산이 더 많이 증가했다.
보고서는 부모의 경제적 상태가 자녀가 분가할 시 주거자산에 영향을 미쳐 사회의 첫 출발선에 차이를 줬고, 과거보다 최근 들어 그 영향력의 정도가 다소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즉,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경제적 독립에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자녀의 미래 자산 증식 효과로까지 이어지는 부의 대물림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끝으로 결혼의 경우 최근 세대로 올수록 부모 세대의 결혼 특성(배우자의 배경이 본인과 비교해 어떤지)은 계층 이동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부부의 결혼 특성이 더 강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교육 수준과 직업 지위의 세대 간 일치성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금전(자산)의 형태로 세대 간 이전이 발생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특성은 향후 한국 사회에서 세대 간 사회이동을 경직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으니 지금부터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bookmania@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韓 교보생명과 日 SBI그룹 간 협업, 신의 한 수일까 독일까
-
2
“반등 시작하나” 美증시 기대감에…대표지수 ETF 순자산 ‘쑥’
-
3
[부고] 정재욱(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실)씨 부친상
-
4
이복현 "미국에 주주 충실의무 없다는 건 나쁜 거짓말"
-
5
한 달 수익률 1위 ETF는 조선…방산 앞질러
-
6
미국 나홀로 호황 끝?…"1분기 성장률 0.4% 그칠 가능성"
-
7
[부고] 김동환(SK증권 WM사업부문 대표)씨 모친상
-
8
[부고] 김우석(글렌우드 대표)씨 부친상
-
9
어닝 서프라이즈에도…힘 못쓰는 수출株
-
10
하나證·KT&G…외화채 시장 '기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