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골드만삭스' 1호 타이틀 어디로?…한투증권 IMA 준비 박차

IMA 신청조건 '자기자본 8조원' 충족…발행어음 잔고 미래에셋증권의 두배 이상김성환 사장 강한 의지 피력…작년 영업·순익 1조 달성, 개인고객 금융상품 업계 최대대출 알선 임직원 기소·회계 오류·국고채 입찰 담합 등 넘어야 할 장애물도
임은진

입력 : 2025.04.20 06:05:01


한국투자증권 사옥
[한국투자증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최근 금융당국이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자 지정을 위한 세부 규정을 마련하면서 누가 먼저 사업자로 선정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 3분기 내 신청을 받아 연내 지정한다는 계획인 만큼 연내 '1호 IMA 사업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IMA는 고객 예탁금을 기업금융 관련 자산 등 다양한 영역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골드만삭스, JP모간 같은 글로벌 IB로 성장하기 위해 갖춰야 할 사업 자격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IMA 신청 조건을 갖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는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두 곳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9조3천억원, 미래에셋증권은 9조9천억원이다.

이 중 발행어음 사업에 보다 더 적극적인 한국투자증권이 IMA 사업에 대해서도 의지가 더 강한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지난달 말 기준 17조6천억원으로, 7조7천억원인 미래에셋증권과 비교해 두 배 이상 크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갖춰야 하는 발행어음 사업도 지난 2017년 한국투자증권이 가장 먼저 인가를 받기도 했다.

물론 금융당국은 최근 발표에서 IMA의 발행 한도를 발행어음과 통합해 자기자본의 200%+10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기는 했다.

그러나 자기자본의 100%에 해당하는 추가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만큼 발행어음 잔고가 한도 대부분을 채운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는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IMA 사업자로 지정 시 "IB(기업금융) 부문의 활성화가 예상된다"면서 "이를 통해 회사의 몸집이 커지면 글로벌 경쟁력도 향상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강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사업 인가 이후 꾸준히 운용 역량을 높여온 만큼 IMA 사업자에도 무난하게 선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기업의 성장 주기에 따라 기업 대출과 발행, 유통, 지분 출자 등을 통해 자금 조달을 해온 만큼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IMA 제도 취지에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1조원을 넘기며 호실적을 달성하고 개인 고객의 금융상품 규모가 업계 최대 수준이라는 점도 IMA 사업자 선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한국투자증권의 판단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손익차등형 및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 등 기존에 없던 차별화한 상품을 공급하는 데 있어 성과를 보여왔다"며 "이는 IMA 도입 초기 제도 연착륙과 이후 활성화를 위해 굉장히 중요한 요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 창출력과 재무 안정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IMA 투자 고객의 자산을 안정하게 보호(원금 지급 의무 등)를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한국투자증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일단 증권가는 한국투자증권의 IMA 사업자 선정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당국의 IMA 사업자 지정이 예고돼 있는데, (한국투자증권이)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대규모 북(book) 추가 확보 및 이에 따른 실적 업그레이드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초 지침보다 (발행 규모) 한도가 상당히 낮아졌으나,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잔고를 거의 소진했기 때문에 사실 추가 10조원 정도의 조달 여력이 생기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무등록 대부업체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임직원이 기소되고 수조원대의 회계 오류 및 국고채 입찰 담합에 대한 혐의 등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국고채 입찰 담합 혐의와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대상은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메리츠증권과 키움증권, KB증권, 삼성증권[016360], NH투자증권[005940],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교보증권[030610] 등이다.

박 연구원은 "국고채 입찰 담합 관련 공정위 결과가 불확실성이다.

만일 기관 경고 이상 받게 되면 신사업 진출이 5년간 금지되기 때문"이라면서 "관련 현안이 순조롭게 해결된다면" 한국투자증권의 IMA 진출이 올해 4분기경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engin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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