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손해보게 생겼다”…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반도체 고래’ 엔비디아
홍성용 기자(hsygd@mk.co.kr),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4.16 16:25:47 I 수정 : 2025.04.16 20:05:07
입력 : 2025.04.16 16:25:47 I 수정 : 2025.04.16 20:05:07
美 정부, 엔비디아 H20칩 수출 제한 통보
엔비디아 1분기 7조원 손실 반영될듯
中 화웨이에 중국AI 주도권 넘겨줄수도
SK하이닉스 4% 급락 등 반도체 섹터 하락
엔비디아 1분기 7조원 손실 반영될듯
中 화웨이에 중국AI 주도권 넘겨줄수도
SK하이닉스 4% 급락 등 반도체 섹터 하락

엔비디아 반도체 제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반도체 지수인 ‘KRX 반도체 지수’는 3.59% 급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H20 칩을 중국에 수출할 때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규제는 무기한 적용될 것이라는 통지도 받았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H20칩이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거나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새 규제의 근거로 들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15일(현지시간) 1.3% 상승했던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6.3% 급락했다.
미국 정부는 H20칩 수 개를 활용하면 고성능의 AI로 전용할 수 있어 수준 높은 AI 연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H20 칩은 연산 능력은 낮지만, 고속 메모리 혹은 기타 칩과의 연결성이 뛰어나 슈퍼컴퓨터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1월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18% 가까이 폭락하게 했던 중국의 딥시크도 엔비디아의 저사양인 H20 칩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20은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보다는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블랙웰에서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장착할 수 있어 일부 성능을 개선할 수 있다.
이번 수출 제한 조치로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1분기(2∼4월)에 55억 달러(7조8567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고, 미이행 구매계약, 관련 충당금 등 수출이 불가능해진 데 따른 손실이다.
이미 텐센트를 비롯해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와 AI 스타트업은 엔비디아에 130만 개, 160억 달러(22조8000억원) 이상 규모의 H20 칩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로 이들 공급이 막히게 된다.
엔비디아는 2023년부터 미국의 AI 칩 수출 규제로 중국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번 조치로 사실상 중국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이 크게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소식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반도체주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H20에 탑재되는 HBM을 납품하는 SK하이닉스의 실적에 즉각적인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3.65% 하락한 17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 2거래일 연속으로 올랐던 삼성전자도 하락 전환하면서 주가가 3.36% 떨어졌다.
엔비디아의 HBM 밸류체인에 속하는 한미반도체 역시 4.29% 내린 6만4700원에 마감했다.
다만 반도체 업종의 겹악재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섹터 중장기 낙관론을 펼친다.
관세와 수출 규제 등 각종 우려가 모두 반영되면서 반도체주 주가가 바닥권이라는 점에서 이번 실적발표 기간을 기점으로 반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범용 메모리 반도체와 HBM 수요가 우려보다 양호한 상황이고 블랙웰 판매도 기대 이상”이라며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긍정적인 수치가 제시되면 ‘안도 랠리’가 펼쳐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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