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 급하지만…1,500원 넘보는 환율에 기준금리 동결 유력
美와 금리차 커지면 환율급등 가능성…추경·대출·부동산도 지켜봐야 전문가들 "성장률 전망 낮추면서 5월 인하…올해 총 3∼4회↓"
신호경
입력 : 2025.04.13 06:01:01
입력 : 2025.04.13 06:01:01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2025.2.25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한지훈 민선희 기자 =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7일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75%에서 동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전쟁의 수출 타격이나 계엄·탄핵 정국 장기화로 여전히 부진한 내수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로 경기를 부양하고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데 이견은 없었다.
하지만 당장 이달 금리를 낮추기에는 현재 원/달러 환율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 위험하다는 견해가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금리 인하로 현재 1.75%포인트(p)인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한때 1,480원대까지 치솟은 환율이 더 뛸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10일 미국 상호관세 유예 소식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가)는 전날보다 27.7원 내린 1,456.4원을 기록했다.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 전문가 6명 모두 "환율 너무 높아 금리 못 낮출 것" 13일 연합뉴스가 경제 전문가 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모두 17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동결 전망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 환율 불안을 꼽았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상호관세 발표가 다가오고 탄핵 심판 선고는 늦춰지면서 지난달 말 1,470원 안팎까지 오르더니, 이달 9일 상호관세가 본격적으로 발효되자 1,484.1원(오후 3시 30분 기준가)에 이르렀다.
금융위기 당시 2009년 3월 12일(1,496.5원) 이후 16년여 만에 최고 기록이다.
이후 상호관세 유예 소식과 함께 1,450원 내외로 떨어졌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에 언제 다시 1,500원을 위협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매우 높은 수준인 만큼 금통위가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태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환율 변동성이 너무 커진 상태"라고 진단했고,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원/달러 환율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여야 원내대표는 31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국회 회동에서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 등을 놓고 초장부터 날카롭게 대치했다.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부의 '10조원 필수 추경' 방침에 대해 "여야 간 쟁점이 없고 반드시 시급히 처리해야 될 예산만 담았다"며 "산불 피해라든가 인공지능(AI), 통상 문제 대응을 위한 시급한 추경을 편성했다"고 밝혔다.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정부가 제시한 추경 규모에 대해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쭉정이에 불과하다"며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규모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 "추경·부동산·가계부채·FOMC 더 지켜봐야" 지난 2월 들썩인 가계대출과 서울 부동산 가격 등의 안정 여부, 아직 불확실한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나 집행 시기 등을 더 지켜보기 위해서라도 한은이 일단 금리를 묶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환율뿐 아니라 최근 부동산 시장이 불안했던 부분도 금통위가 고려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도 "고환율과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 불안 측면에서 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미국 관세 충격의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 정확히 추정하기 어려운 데다, 추경의 윤곽도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 금통위는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보조를 맞추는 차원에서 4월 동결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주 실장은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80% 이상의 확률로 5월 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리겠다는 확실한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를 내놓아야 한은도 다시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 "부진한 1분기 성장률 등 확인되면 5월 인하는 불가피" 다음 기준금리 인하 시점으로는 6명의 전문가가 만장일치로 내달 29일을 지목했다.
한 달 사이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되고, 관세전쟁 등에 따른 경기·성장 악화 양상이 더 뚜렷해지면 그제야 한은이 올해와 내년 성장률 눈높이를 다시 한번 더 낮추면서 금리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한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역시 5월에 큰 폭의 하향 조정이 예상되는 만큼 이 시점에 기준금리도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연구위원 역시 "전반적으로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최근 약세 추세라 유로나 엔 가치는 회복 중인데, 원화 가치만 지난해 연말 수준까지 다시 떨어진 상태"라며 "거시경제나 정치 상황 등이 반영된 결과겠지만, 계속 유지될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높은 수준인 만큼 한 달 뒤 변화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달 뒤에는 나쁜 경제 지표들이 속속 발표되고, 한은이 이를 근거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 "하반기에도 추가인하 가능성…연말 기준금리 2.00∼2.25%" 4월 기준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되더라도, 올해 전체로는 당초 전망보다 한은의 인하 횟수가 다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발 관세전쟁의 강도가 예상보다 높은 가운데, 추경 등의 재정정책이 경기 부양에 충분한 정도로 실행되지 않으면 금리라도 더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올해 2월과 5월, 상반기 두 차례 인하로 올해 통화 완화 기조가 끝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지만, 이제 하반기 인하까지 포함해 '연내 3회'가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조 연구위원은 "작년 말과 올해 초에는 한은이 연말까지 두 차례만 낮출 것으로 봤는데,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이 격화하는 데다 계엄·탄핵 혼란도 길어져 당초 예상보다 경기가 더 좋지 않은 흐름"이라며 "2월에 이어 5월 금통위가 금리를 낮출 경우, 하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 이코노미스트(2·5·7월 인하)와 안 선임연구원(2·5·8월), 안 연구위원(2·5·8월)도 올해 기준금리가 모두 세 차례 내려 연 2.25%에 이를 것으로 점쳤다.
김 연구위원의 경우 상반기 2회(2·5월)에 하반기 2회까지, 연내 모두 네 차례 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올해 금리 인하가 2.50% 수준에서 마감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후 경기 상황을 보면 그 이상 더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다만 환율이 다시 급격하게 다시 오르면 금리를 낮추려는 한은의 손이 묶일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외환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안정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shk999@yna.co.kr, hanjh@yna.co.kr, ssu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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