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송금, 이제 은행서 해보세요”…금융권, 스테이블코인부터 속도 낸다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입력 : 2025.04.11 07:57:21
디지털자산 활용 중요해지자
원화·달러 연동 코인에 주목
신한·농협銀 해외송금 테스트
하나, 발행·유통플랫폼 검토

한은·BIS 코인사업에도 참여


[사진 = 픽사베이]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디지털 자산 시장을 활용하기 위한 은행권의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달러나 원 등 법정화폐에 연동된 코인을 말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NH농협은행과 케이뱅크는 국내 최초로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해외 송금을 하는 테스트에 참여하기로 했다. 일본 프로그맷과 한국 페어스퀘어랩,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이 주최한 ‘팍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프로그맷은 일본 대형 금융기관 등이 공동으로 설립한 가상자산 인프라스트럭처 기업이다.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으로 국가 간 송금 테스트에 나선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 처리 시간 단축, 결제 안정성 확보 등 법적·기술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식이다. 현재 은행에서 달러 등을 송금하려면 1%대 수수료를 내야 하고, 수취 기간도 상당히 소요된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송금에 소요되는 시간은 1~2분에 불과하고, 수수료도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또 코인의 가장 문제점인 큰 변동성도 달러나 국채 등과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은행들이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하나은행은 이와 별도로 이호성 행장 주도로 스테이블코인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스터디와 준비에 착수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통화 등에 연동되는 만큼 은행에서도 뛰어들 만한 사업으로 보고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유통이 모두 가능한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 행장의 지시로 하나금융연구소와 디지털 부문에서 국가별 입법 현황과 글로벌 시장 등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자산이 점점 더 많이 활용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은행이 진출할 만한 분야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라면서 “증권 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처럼 스테이블코인 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관련 제도나 규제가 없는 상황이라 구체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준비를 하고 있다가 상황이 무르익으면 뛰어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도 2023년 2월 시작된 ‘스테이블코인 실험 및 NFC 운영’을 통해 ‘국민지갑’ 가입자 60만명에게 스테이블코인 240억개를 발행한 경험이 있다. 국민은행 측은 “국민지갑 가입자에게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초청권을 NFC 형태의 디지털 교환권으로 교부하는 등 경험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운용·소각 등 전 과정을 경험했다”며 “현재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자체 서비스도 추가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은 한은과 같은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CBDC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프로젝트 한강’이라는 이름으로 테스트에 들어간 한은의 CBDC 사업에는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BNK부산·IBK기업은행 등 7개 은행이 참가해 테스트 사업을 진행 중이다. 편의점과 배달앱 등에서 CBDC를 활용해 결제가 가능하게 한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시도하는 ‘아고라 프로젝트’에도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은행들은 토큰증권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토큰증권이란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부동산, 고가의 시계, 미술품 등 자산은 물론 음악과 같은 지식재산까지 거래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이 분산원장기술을 금융 상품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왔고, 조각투자사들과도 적극적으로 협업해 자산의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다.

농협은행 역시 사내에 별도 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다루는 팀을 두고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취임한 강태영 농협은행장이 사내 대표적인 디지털 관련 전문가라는 점도 농협은행의 관련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농협은행은 작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블록체인 민간 분야 집중·확산 사업자로 선정돼 일단 토큰증권 발행 플랫폼 구축을 완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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