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울 정도”…뛰었다 내렸다 반복하는 원화값, 변동성 4배로 커져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입력 : 2025.04.11 07:00:33
3월 하루평균 4.3원 움직이다
이달 14.7원까지 변동성 커져
기업 경영전략 수립 등 혼선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상호관세 충격이 금융시장을 혼돈으로 몰아넣자 이달 달러당 원화값 변동성이 전월 대비 4배 껑충 뛰었다.

전문가들은 미·중 통상전쟁 향방과 미국과 개별국 간 관세 협상에 따라 당분간 이 같은 널뛰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기업의 올해 수출·경영 전략 수립에도 혼선이 불가피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치는 10일 주간거래를 전일 대비 27.7원 오른 1456.4원에 마감했다. 원화값은 7~9일 16.3원 미끄러지며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1480원대 중반까지 추락했다가 이날 일부 낙폭을 되돌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발표 소식에 금융시장에서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 자산으로 분류된 원화 매수세가 이어졌고, 외국인도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쓸어 담으며 원화 가치를 끌어올렸다.

문제는 방향이 아니라 진폭이다. 해외 변수에 따라 원화값이 심하게 롤러코스터를 타며 시장 혼란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은행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달 들어 10일까지 원화값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하루 평균 14.7원의 진폭을 보였다. 지난달(4.3원)에 비하면 변동폭이 4배가량 커졌다.

하루 원화값 변동폭이 지난해 12월 이후 꾸준히 5원대를 유지했다는 점에 비춰봐도 움직임이 컸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무역분쟁과 합의 과정에서 수개월에 걸쳐 원화값 변동성이 커졌다”며 “당분간 원화값이 1430~148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환율 지진’이 심해지며 기업 원가, 소비자물가 등 경제 불확실성이 덩달아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원화값이 달라져 어디에 기준을 잡고 수출 대응 방안을 짜야 할지 혼란스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의뢰해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산업별 생산비 영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원화값이 1500원까지 낮아지면 전체 산업 생산비용은 4.4%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생산비 증가분이 6.5%로 가장 높았고 건설업(3.3%), 서비스업(2.2%)이 뒤를 이었다.

무협은 “우리나라는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원화값이 하락하면 기업의 원화 기준 수입 가격이 상승해 부담이 가중된다”며 “생산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 채산성이 악화되고, 반영하면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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