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로코 산업장관 "유럽·아프리카 허브, 한국 기업에 기회 많아"
리아드 메주르 장관 연합뉴스 인터뷰…"2030 월드컵 계기로 인프라 업그레이드"현대로템, 2.2조원 전동차 사업 수주…"車·조선·배터리·항공우주 등 협력 원해""피를 나눈 형제 사이…세계화 과정서 한국을 모델로 삼고 매우 가깝다 느껴"
김동규
입력 : 2025.04.11 06:00:02
입력 : 2025.04.11 06:00:02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김나영 기자 = "모로코는 세계적인 물류, 친환경 에너지 등을 갖춘 유럽, 아프리카, 중동 진출을 위한 경쟁력 있는 허브입니다.
한국 기업에도 모로코를 허브로 활용할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리아드 메주르 모로코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로코에 대한 한국 기업의 관심을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프리카 북서부에 위치한 모로코는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이점과 다양한 광물 자원이 매장돼 있어 글로벌 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개도국) 중에서도 주목받는 국가다.
최근에는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를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모로코는 2030년에는 스페인, 포르투갈과 함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개최한다.
메주르 장관은 "월드컵을 계기로 보건, 교통, 서비스 등 각종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모로코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로코는 올해 2월 현대로템과 모로코 사상 최대인 2조2천억원 규모의 전동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과 한 발 더 가까워졌다.
이 철도 프로젝트는 현지 최대 도시인 카사블랑카를 중심으로 시속 160㎞급 전동차 교통망을 구축해 주요 지역을 연결하는 것이 골자다.
월드컵 준비를 위한 것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모로코는 한국이 이룬 기적과 같은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메주르 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다양한 한국 기업을 접촉해 모로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에 더 잘 접근하는 방안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그는 "삼성, LG, 현대 등 기업과도 접촉했다"면서 "자동차, 조선, 이차전지, 항공우주, 에너지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이후 울산을 방문해 현대중공업과 현대차 생산 시설을 둘러볼 예정이라면서 "무척 흥분되고 기대된다"며 활짝 웃었다.
모로코는 인광석, 석탄, 코발트광, 철, 금, 아연 등 다양한 광물을 보유한 자원 부국이다.
그는 이 같은 강점을 바탕으로 한국 기업들과 광물자원 개발 협력 및 공급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투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뷰 직전에도 한국 기업과 모로코 기업 간에 광물 관련 계약이 체결됐다면서, 다만, 자세한 내용은 보안상 말하기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메주르 장관은 모로코가 아프리카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투자국이며 '나이지리아-모로코 가스 수송 사업'과 '대서양-아프리카 비전' 등 개발 프로젝트를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거대한 글로벌 비전"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마지막 미개척지인 아프리카에서 이 사업에 기여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로코는 유럽연합(EU) 등 100여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맺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물류뿐 아니라 제조 원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모로코를 허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메주르 장관은 방한 기간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통상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교역·투자 확대를 위해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양국이 협상을 신속하게 추진하자는 데 합의했다"며 "어느 때보다도 지금이 바로 이 파트너십을 빠르고 깊게 발전시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모로코는 미국과도 FTA를 체결했다.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인 모로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그는 전망했다.
메주르 장관은 모로코가 한국과 오랜 우호 관계를 맺고 있다며 친근함을 표현했다.
실제로 1962년 아프리카에서 한국이 첫 번째로 대사관을 개설한 국가는 모로코다.
이에 앞서 한국전쟁 때는 모로코가 병사를 파병해 전장에서 함께 싸우기도 했다.
메주르 장관은 "모로코 출신 전사자 2명이 실제 한국에 안장돼 있다.
한국과 모로코는 '피로 맺어진 형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모로코에서는 세계화 과정에서 한국을 모델로 삼고 있고, 한국과 매우 가깝다고 느끼고 있다"며 "양국이 앞으로도 더 많은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dkkim@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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