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국채지수 편입 올 11월서 내년 4월로 연기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입력 : 2025.04.09 15:30:42
선진국 국채클럽 WGBI
편입시점 연기 이례적
“일본 투자자 요청반영”
한국유입 기대 76조원중
일본 비중 20~30% 차지
편입비중 분기->월별 확대
사상최대 국채발행 시장부담
원화약세 요인 작용 가능성


대한민국 국채의 선진국클럽 가입이 미뤄졌다.

9일 기획재정부와 세계국채지수(WGBI)를 운영하는 FTSE 러셀에 따르면 당초 올 11월로 예정됐던 한국 국채의 WGBI 편입 시기가 내년 4월로 연기됐다.

국내 정치상황과 무관하다고 하지만 11월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할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편입시기 연기 사례는 처음있는 일이다.

FTSE 러셀은 지난해 10월 한국을 WBGI에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WGBI는 26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돼 있는 선진채권지수로 추종자금 규모만 2조5000억~3조 달러에 달한다.

당시 발표에서 FTSE 러셀은 올 11월부터 내년 11월까지 1년에 걸쳐 한국 국채를 지수에 편입한다고 밝혔다. 편입 비중은 분기별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FTSE 러셀은 ‘채권시장 국가분류 검토 결과’를 발표하며 전체 편입기간을 8개월로 단축해 내년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동일한 비중으로 총 8회에 걸쳐 한국 국채를 편입한다고 발표했다. 편입 완료시점은 작년 발표와 동일하다.

편입시기 조정 이유는 충분한 준비기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일본 투자자들이 준비가 더 필요하다고 해서 4월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WGBI 추종 자금 중 일본 비중이 20~30%에 달한다”며 “일본 투자자들이 한국 국채에 투자하라면 상당히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준비하는데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WGBI 편입이 끝나면 최종 한국 비중은 2.05%로 편입국가 중 미국(41.9%), 일본(9.7%) 등에 이어 9번째가 된다.

추종자금 규모를 고려할 때 최종적으로 한국 국채를 사기 위해 들어오는 패시브 자금 규모는 최소 513억달러(76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많게는 615억달러(91조원)까지 초장기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이 중에서 일본 자금 규모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 투자자들의 요구를 FTSE 러셀 측이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FTSE 러셀측은 “이번 편입 방식 변경은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한국 국채의 원활한 지수편빙을 뒷받침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도 “분기별 편입비중 확대보다 월별 편입비중 확대가 투자자들의 투자비중 조정에 더 수월하고 간단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이어진 국내 정치불안 문제가 선진국채 클럽 가입 연기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김재환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나 국채 시장 자체의 문제였다면 편입 시기 조정이 아닌 편입 완료 시점 연기 등 다른 옵션을 택했을 것”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편입 시점 연기에 미쳤을 가능성은 0%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WGBI 편입 연기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근우 국채과장은 “WGBI 연기로 인한 채권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며 “국채 발행은 시장과 소통해 충격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10~20조원의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하면 국채발행 부담이 크다는 점에서 편입 연기가 아쉽다는 시장 반응도 나온다.

올해 정부가 발행 예정인 국고채는 197조6000억원으로 사상최대인데, 추경시 대부분 재원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해야 해 올해 200조원 넘는 국채가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김상훈 하나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가 재차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WGBI 편입 시점 지연은 원화 강세 기대가 약화되는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음 주 4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원화 약세는 기준금리 인하 결정보다 동결 결정에 무게를 두는 재료로 작용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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