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있던 은행도 사라졌네”...점포 절실한 어르신 챙기는 우체국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입력 : 2025.03.27 20:53:50
‘은행업무 위탁 활성화 방안’ 추진
우체국, 은행 대주주 법인, 신협, 저축은행 대리업 허용
고객상담, 신용정보 조회, 계약 가능..대출 심사·승인은 은행만
은행들 올해부터 공동ATM 운영경비 사회공헌 실적으로


[사진 = 뉴스1]


금융당국이 27일 은행대리업을 허용한 것은 은행 영업점 축소에 따른 금융소비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다. 지점 축소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은행권도 지방이나 주요 영업 공략지가 아닌 곳에 예·적금 계약 등을 할 수 있는 대체 영업망이 만들어지는 것을 반기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1년 말 7623개였던 지점은 2023년 말 5794개까지 줄었다. 반면 통계청 등에 따르면 고령층은 점포를 직접 가서 금융거래를 하는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들이 점포를 이용하는 목적 중 65%는 예·적금 가입, 대출 상담·신청, 고액·수표 입출금이나 교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금융 환경을 감안해 당국은 은행대리업을 허용함으로써 소비자가 은행 점포가 아닌 곳에서도 대면으로 간단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업무 범위를 고객 상담, 신용정보 조회, 거래 신청서 접수, 대출 승인여부 및 계약 내용 안내 등 최소한으로만 허용한다. 대출 심사·승인처럼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위탁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은행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우선 오는 7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은행대리업을 시범 운영한다. 우선 전국적 영업망을 갖추고 금융 업무도 일부 하고 있는 우체국에 대리 업무를 맡긴다는 방침이다. 그외 은행이 최대주주인 법인, 신용협동조합, 저축은행도 대리 업무를 할 수 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은 애초에 대면 영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리 업무가 불가하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거주지 인근에 은행 영업점이 없어도 가까운 우체국을 찾아가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에선 시중은행 간 대리 업무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주거래 은행이 하나은행인데 집 주변에 신한은행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하나은행이 신한은행 영업점과 은행대리업 계약을 체결했다면 소비자는 신한은행 영업점을 찾아가 하나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는 시중은행들이 공동출자를 통해 섬에 은행대리점을 만들었다면 섬 주민은 해당 대리점에 방문해 여러 은행의 대출 상품을 비교하며 상담한 뒤 본인에게 알맞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시중은행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경쟁 은행 상품을 소개하고 업무도 대리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나온다.

당국은 올 2분기에 은행권, 우체국, 대리업 희망자들과 함께 구체적인 사업 방식을 협의할 계획이다. 3분기에는 은행법 개정도 추진한다.

또 당국에선 간단한 현금 거래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권 공동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확대와 편의점 입출금 서비스 활성화 방안도 내놓았다.

공동 ATM은 현재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중심으로 인구 감소 지역 내 전통시장에 설치해 운영 중일 뿐 타 은행들과 지방자치단체의 관심은 저조하다.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공동 ATM 운영 경비를 올해부터 사회공헌 실적에 포함하기로 했다. 또 전통시장 외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공서와 대형마트로도 공동 ATM 설치를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편의점 등에서 이뤄지는 소액출금(캐시백)이나 거스름돈 입금 서비스도 개편한다. 캐시백은 이마트24와 CU에 가서 현금카드로 물품을 구매하면 1회 최대 10만원까지 현금을 뽑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물건을 사지 않아도 돈을 찾을 수 있도록 바꿀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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