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데이터센터 축소 방침에 저전력AI '딥시크' 등장 겹쳐 美 냉각기술 보유업체 버티브홀딩스 11% 하락 '변압기株' HD현대일렉 작년 10월 주가수준 회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 방침에 인공지능(AI) 인프라스트럭처 관련주들이 또 한 번 출렁였다. 빅테크들이 공격적으로 데이터센터 시설투자에 매달리던 작년에 주가가 급등했던 AI인프라주는 올 1월 딥시크 등장, 2월 MS의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 가능성으로 주가가 연초보다 훨씬 낮아진 상태다.
다만 증권가에선 AI 수요의 '피크아웃'이 나타났기보다 단기 속도 조절 측면이 강하며, 중장기 성장성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력장비 냉각기술 보유 업체인 버티브홀딩스가 전일 대비 10.9% 하락한 것을 비롯해 GE버노바(5.5%), 비스트라(5.9%) 주가도 강한 조정을 받았다.
이날 월가 투자은행 TD코웬은 MS가 지난 6개월간 미국·유럽에서 총 2GW(기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 사업을 취소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TD코웬은 이미 지난 2월 MS가 최소 2곳의 데이터센터 운영업체와 체결했던 수백 MW(메가와트) 용량의 임대를 취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작년부터 데이터센터의 공격적 증설에 따라 전력 부족 문제가 가시화될 것이란 전망에 급등했던 AI인프라주는 된서리를 맞았다. 이미 딥시크로 인해 저전력의 데이터센터란 대안이 등장한 마당에 빅테크 역시 비용 부담 때문에 투자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AI인프라주 주가가 급격하게 빠지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급락했다. 최근 한 달간 KODEX AI전력핵심설비는 12.5% 하락했으며 PLUS 글로벌AI인프라는 11.6% 내렸다. 주로 전력기기, 원전, 액체냉각 등 데이터센터 운영에 관련된 밸류체인들을 담은 ETF다.
27일 코스피에서도 HD현대일렉트릭이 전일 대비 8.7% 하락하고 효성중공업이 6.93% 내렸다. 북미 변압기 수출에 대한 기대로 지난 1월 장중 45만원까지 갔던 HD현대일렉트릭은 이날 30만4000원으로 떨어져 지난해 10월 주가 수준으로 돌아갔다.
다만 MS가 잠시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갔을 뿐 투자 규모가 유의미하게 줄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에 AI인프라 실적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TD코웬 역시 MS의 투자 공백을 구글과 메타가 채우면서 전반적인 데이터센터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MS는 오픈AI 훈련에 대한 신규 투자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데이터센터 임대를 철회했지만 다른 빅테크들은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