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가 되자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는 모습이다. 배당 수익률이 주가 하방을 지지하면서 주가 하락 브레이크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배당 기업들이 3~4월 '벚꽃 배당' 등 특정 시기에 치우친 것과는 달리 ETF 상품들은 월 배당 상품 비중을 높이며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다양화했다는 평가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대비 이날까지 코스피 배당성장50 지수는 5.23% 올랐다. 시장 평균인 코스피(6.8%) 성과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약 1%포인트 차이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실제로 주가 변동성이 높아진 최근 한 달 동안 개인들은 고배당 상품 매수 규모를 키워 왔다. 'PLUS 고배당주' 상품을 599억원어치 매수했고, 'KODEX 금융고배당TOP10타겟위클리커버드콜'도 450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이 밖에 'KODEX 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는 293억원,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은 291억원어치 매수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변동성을 지닌 고배당 주식들의 매력도가 높아진다"며 "월 배당 형태의 분배금이 주된 목적인 투자자들에게는 지금이 주식 가격 하락에 따른 높은 배당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한 저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LUS 고배당주는 정부의 외국납부세액 공제 방식이 바뀐 데 따른 덕을 보고 있다. 해외 펀드 투자 시 누릴 수 있던 과세 이연 효과가 축소되면서 국내 배당 기업 상품으로 시선이 쏠리는 것이다. 기아(5.52%), IBK기업은행(5.40%), 우리금융지주(5.29%) 등 국내 대표 배당주로 구성된 이 상품은 국내 기업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연금 계좌에서 과세 없이 ETF 분배금을 받을 수 있다.
윤준길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금융주, 내수주 위주로 구성된 상품은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커진 주식시장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높은 연간 배당률을 기록하는 상품 가운데서는 커버드콜 ETF도 눈에 띈다. 커버드콜 ETF는 미래 수익을 포기하고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으로 분배금을 받는 구조다.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 ETF의 연간 배당률은 17.3%로 배당률로는 전체 상품 중 1위다. 이 상품은 국내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커버드콜 ETF 중 처음으로 만기가 일주일 이내인 콜옵션을 매도하는 '위클리 커버드콜' 매도 전략을 도입했다.
다만 커버드콜 상품은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선호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지만, 프리미엄을 초과하는 큰 폭의 하락이 발생하면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완벽하게 방어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