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재무장을 '바이 유러피안' 기회로…규제 줄이고 236조 대출
EU수장 "신규 자금, 역외로 가면 안좋아"…非EU 협력엔 여지"美, 80년간 가장 가까운 동맹…차이 있지만 해결책 찾아야"
정빛나
입력 : 2025.03.10 00:07:22
입력 : 2025.03.10 00:07:22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우)이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25.3.9 shine@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9일(현지시간) '재무장'을 추진하면서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유럽산 구매) 정책을 우선하겠다고 예고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총 8천억 유로(약 1천258조원) 동원을 목표로 하는 '유럽 재무장 계획'에 대해 "이 자금의 80%가 해외로 간다면 유럽에 좋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군사장비의) 80%를 역외에서 사는 이유는 긴급성과 필요한 역량이 역내에 없기 때문"이라며 "그러므로 유럽의 방위산업 기반을 작동시키는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역내 방위산업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8천억 유로 가운데 EU 예산이 직접 활용될 1천500억 유로(약 236조원)의 무기 공동자금 대출금과 관련해 '유럽산 한정' 방침을 분명히 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회원국이 이 대출금으로 미국산 F-35 전투기를 공동 구매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각국이 군사 대비 태세를 위해 필요한 것을 결정하는 건 전적으로 개별국의 권한"이라면서도 "무기 공동조달 대출금은 다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시에 "유럽산의 범위는 생각을 해봐야 한다"면서 "예를 들어 우리는 (EU 회원국이 아닌) 영국, 노르웨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EU 외 유럽 국가와 협력의 여지는 열어뒀다.
그러면서도 "EU 비회원국과 협력이 EU 내에 연구 개발과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재무장 계획은 EU 회원국들이 향후 4년간 부채 한도 걱정 없이 국방비를 총 6천500억 유로(약 1천22조원) 증액할 수 있도록 EU 재정준칙 예외조항을 발동하고, EU 예산을 담보로 1천500억 유로의 무기 공동조달 대출금을 지원하는 등 8천억 유로 동원을 목표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럽과 우크라이나 안보에 발을 빼겠다고 압박하면서 긴급히 마련됐다.
지난 6일 EU 특별정상회의에서 27개국 만장일치 지지를 받았고 이르면 2주 내 구체적 입법안이 나올 예정이다.
집행위는 역내 방위산업 투자 촉진 대책도 내놓기로 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달 중 방위산업 부문을 포함해 산업계 규제를 간소화하기 위한 '옴니버스 패키지'를 추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집행위는 지난달에도 기업의 친환경 규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첫 옴니버스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오는 11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 폰데어라이엔 2기 집행부의 주요성과와 향후 정책 우선순위를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회견 일정이 사흘 전 갑작스레 예고된 데다 일요일에 열려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EU 안팎에서 나왔다.
통상 집행위원장 일정은 최소 일주일 전 출입기자단에 공지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으로 급변한 정치·외교·경제 상황에 EU가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설이 나온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모두발언에서 "지정학적 변화가 동맹을 흔들고 있고 수십년간 확신했던 것들이 허물어지고 있다"며 "어떤 이들은 스스로를 고립시키며 불확실성을 싹 틔우고 눈앞의 이익을 좇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은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이며 파트너십을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라며 "오늘날과 같은 시기에 매우 중요한 요소인 안전성과 예측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여전히 EU의 동맹인가'라는 질문에 "80년 넘게 우리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라며 "서로 견해의 차이가 있을 것이며 그것을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겠지만 공통된 길을 찾아 나아가야 한다"고 답했다.
shin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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