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기업·경제’ 행보 올인?…삼성 찾는 이재명, 견제하는 국힘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lee.sanghyun@mkinternet.com)

입력 : 2025.03.09 10:13:44
철강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 나선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2후판공장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 = 포스코,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지난 한 주(4~7일)간 포항제철과 LG연구원 등 산업현장을 연달아 찾으며 ‘친기업 행보’를 이어갔다. 대외적으로는 조기 대선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곧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견제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5일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찾아 철강산업 지원 간담회를 열고 ‘철강산업 지원법안’ 발의 방침을 밝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엄포를 놓은 철강 관세 부과에 대응할 방안을 논의하는 데 주력했다.

이튿날인 6일에는 서울 강서구 소재 LG 인공지능(AI) 연구원을 방문,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AI 주요 3개국(G3) 도약을 위해 마련된 이 간담회는 당초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될 예정이었으나, 권 원내대표의 제안에 전체 공개로 진행됐다.

권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과거에는 전쟁의 무기가 총·칼이었고 이를 만들기 위한 철광석이 필요했다면 21세기에는 반도체·AI 기술이 필요하다”며 “국민의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인재 양성”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상훈 정책위의장 역시 추가경정예산과 관련, “정부도 AI 산업 등 미래전략 산업 지원과 관련된 예산 편성을 염두에 두고 있고, 국민의힘도 정부 측에 이런 방향성에 맞춰 예산을 편성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여당이 이틀 연속 기업 현장을 찾는 등 친기업 행보에 속도를 내는 것이 제1야당인 민주당의 ‘우클릭’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인용할 경우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데 이 과정에서 표심을 빼앗길 것을 우려한다는 데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서울 강서구 LG AI 연구원에서 열린 ‘AI G3 도약을 위한 현장 간담회’ 참석에 앞서 AI 관련 부서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 출처 =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실제로 이재명 대표는 최근 10년 만에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를 만나는 등 첨단산업 관련 이슈를 선점하려 노력 중이다. 이 대표는 오는 20일에는 서울 강남구 소재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를 찾아 이재용 회장과도 만날 예정이다.

조기 대선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가 재계 1위 총수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효과가 있어 여당으로서는 위협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이다. 이 대표의 삼성전자 방문 계획이 전해진 뒤 이틀 만에 국민의힘이 곧바로 LG로 향한 것도 대조적이다.

국민의힘은 친기업 행보를 보이는 동시에 중산층 복원을 위해 체감할 수 있는 서민 경제 대책 추진을 목표로 한다며 지난 6일 ‘중산층·서민경제위원회’도 출범했다. 정책 정당, 특히 경제 관련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부각함으로써 조직 정비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서민경제위 1차 회의에서 “대한민국을 지탱해 온 중산층이 무너지고 서민 경제는 주름살이 깊어지는 현실을 공동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보수 정당이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중산층이 탄탄해야 나라 경제가 건강해지고, 서민경제가 살아나야 국민 삶이 윤택해진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경제 정당으로서 여당의 면모를 부각하는 한편, 최근 중도 표심 잡기에 나선 민주당을 견제하는 발언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서민경제위를 이끄는 김선동 서울 도봉을 당협위원장은 “(민주당은) 심지어 기본소득, 기본사회 주장까지 내세우기도 해서 우리 국가와 사회가 자유로운 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 체제보다 사회주의 국가 체제의 전조로 가고자 하는 의도를 품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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