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조 알겠는데 당장 밥상물가는”…수출지표 좋아도 서민 부담은 ‘글쎄’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5.03.06 07:17:35
작년 종합물가지수 4.1% 급등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올라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
“올해 물가 수입품 가격이 변수”

생선 등 먹거리 물가도 들썩
물오징어·고등어 10%대 급등


부산 강서구 부산항 신항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화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종합물가지수로 불리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가 지난해 1990년대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다. 다만 내수 물가 상승 영향이 컸던 외환위기 때와 달리 반도체 가격 상승 등 국내 수출품 가격 상승이 견인한 오름세로 긍정적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대비 4.1% 상승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4.5%) 이후 최고 기록이다. 전년 상승률과 비교하면 2.2%포인트 높은 수치다.

GDP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이다. 국내 생산품의 내수가격뿐 아니라 수출·수입품 가격까지 포함해 전반적 물가 수준이 반영된다. 따라서 가계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는 종종 다른 흐름을 보이기도 한다.

이번 GDP디플레이터 상승은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등 교역조건이 개선된 결과라는 게 한은 설명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내수 디플레이터와 수입 디플레이터는 각각 2.1% 상승한 데 반해, 수출 디플레이터는 6.6% 급등했다. 반도체 경기가 부진했던 2023년엔 수출 디플레이터는 전년 대비 8.6% 급락했다.

다만 최근 원화값 약세가 두드러진 상황에서 수입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한은은 올해 물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 수입 디플레이터는 2023년 -9.1%에서 2024년 2.1%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강창구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올해 물가에서 가장 관심 있게 봐야할 것은 수입물가”라며 “내수 물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수입물가가 오르면 기업들이 시차를 두고 가격 전가를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오징어가 진열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여기에 더해 밥상 물가도 들썩거리고 있다. 서민들의 밥상에 자주 오르는 대중성 어종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연근해산 냉장 물오징어 가격은 마리당 9103원으로 책정돼 평년(8029원) 대비 13%의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국산 냉장 고등어 역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고등어 한 마리의 평균 소매가격은 4804원으로, 평년(4314원) 대비 11.3% 상승했다. 마른 멸치 역시 100g당 2622원으로 평년(2231원) 대비 17.5%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 상승은 기후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 수확량이 줄었고, 각종 비용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5일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국내 어업 총생산량이 361만t으로, 2023년 369만t 대비 2.2%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근해 어업으로 잡히는 어종들이 특히 많이 줄어들었다. 총 84.1만t으로 전년 생산량(95.1만t) 대비 11.6% 감소했다. 어획량이 감소한 주요 어종들은 오징어(42%), 갈치(26%), 꽃게(23%), 멸치(18.8%) 등이다.

총생산량에서 대부분의 양을 차지하는 해면양식업에서도 총어획량이 224.9만t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주요 품목으로는 다시마(9.1%), 전복(3.2%) 등이 집중적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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