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협상 핵심카드 된 조선업, 관련株 혼조세… 자동차株도 관망세

김대은 기자(dan@mk.co.kr), 김정석 기자(jsk@mk.co.kr)

입력 : 2025.07.28 16:24:14
내달 1일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조선업이 핵심 협상 카드로 떠오르면서 관련 종목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국내 조선 업체가 미국과 관세 협상의 지렛대 역할을 하면서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와, 자칫 기술 유출과 투자 실패로 인한 손실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8.44% 급등한 9만7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1년 회사가 상장한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을 경신한 것이다.

이는 한화오션이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고 미 해군 대상 MRO(정비·수리) 시장에 진입한 바 있어 이번 관세 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 덕분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HD현대중공업도 하루 만에 4.50% 오른 46만45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이곳 역시 미국 군함 제조사 두 곳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한편 이달 초에는 미국 선박회사 대표단의 방한을 이끌어내는 등 적극적인 미국 진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달리 삼성중공업은 개장 초반 급등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27% 하락한 1만86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중공업은 설계·기술 중심의 MOU 및 국제 R&D 협업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미국 진출은 아직 직접적이지 않은 상태로 알려져 있다.

또한 HD현대중공업의 주요 계열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마린솔루션 역시 개장 초반의 상승세가 이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각각 0.14%, 2.53%씩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부가 미국의 부족한 조선 역량을 한국이 지원해주는 대신 자동차 등 다른 산업의 관세율 인하를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주요 조선 업체가 미국 진출의 핵심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는 평가와, 자칫 영업비밀이나 설계 노하우가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

일본의 관세 협상 타결 소식에 힘을 받았던 자동차주 역시 협상 마감을 앞두고 ‘눈치보기’ 장세에 돌입했다.

미국이 일본에 대한 상호관세 세율을 15%로 낮추기로 결정하자 외국인의 매수세가 몰렸으나, 유럽연합(EU)과의 무역합의 소식에는 뚜렷한 수급 흐름이 나타나지 않았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이 무역협정을 타결한 뒤 첫 거래일인 이날 현대차는 0.92% 오르면서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일 관세협상 소식이 전해진 지난 23일에는 외국인투자자들이 268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주가가 7.51% 뛰었으나, 이날엔 외국인투자자가 오히려 490억원어치를 팔았다.

같은 날 8.49%의 상승률을 나타냈던 기아도 28일에는 1.34%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23일 1440억원어치를 사들였던 외국인은 이날 120억원어치의 기아 주식을 순매도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무역 합의 이후로는 투자자들이 한국의 관세 협상 추이를 기다리며 관망하는 모습”이라며 “거래량도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유의미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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