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리 안 끝났다” vs “경쟁심화 우려”…SK하이닉스 두고 증권가 온도차

최아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cay@mk.co.kr)

입력 : 2025.07.25 10:51:06 I 수정 : 2025.07.25 11:42:00
‘역대급 실적’에도 경쟁 심화 우려에 평가 갈려
“이미 주가에 반영” vs “주가 조정 나타날 것”


SK하이닉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올린 SK하이닉스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연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에 목표주가를 상향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경쟁 심화 우려에 투자의견을 하향한 곳도 나왔다.

25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증권사 2곳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한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기존 34만원에서 39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기존 26만원에서 33만원으로 높였다.

증권사들이 눈높이를 올린 배경에는 역대급 실적 행진이 있다. 전날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 9조212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8.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삼성전자 영업이익(4조6000억원)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매출은 22조23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5.4% 증가했다.

이같은 실적을 견인한 원동력은 단연 고대역폭 메모리(HBM)이다.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HBM3E 제품이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에도 메모리 수요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가 역시 화답했다. 전날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대비 54.97% 오르며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24.06%)을 2배 넘게 앞서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장중 30만6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 기록을 썼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주가 추이. [사진 = 구글 파이낸스]
독점적 지위 흔들리는 SK하이닉스…증권가 ‘신중론’
다만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에 대해 증권가 전망은 뚜렷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올 하반기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 등이 HBM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쟁이 심화하는 데다 단가 하락 우려가 상존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DB증권에서는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홀드’(중립)로 하향 조정한 리포트를 냈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는 선제적 재고 비축 수요의 높은 기저 효과, 계절적 비성수기로 단기 판가 하락을 전망한다”며 “HBM4 역시 SK하이닉스가 주요 그래픽처리장치 고객사에게 선두 공급하겠으나 후발주자의 추격 속도를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도 “하반기에는 마이크론의 HBM3E 시장 진입과 삼성전자의 HBM4의 양산 샘플 공급이 예상되는 시기로, SK하이닉스의 독점적 시장 지위 유지에 대한 우려도 점증될 수 있다”며 “내년 HBM4의 수요·가격·점유율에 대한 가시성이 보이기 전까지는 주가의 기간 조정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쟁 심화 우려가 이미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된 수준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시장이 역대 최고를 기록 중이지만, 메모리 업체들 중 지난 2018년 실적을 상회한 기업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며 “HBM의 성장 피크와 경쟁 심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피크 이후에도 기존 D램과는 다른 궤적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진입 전 물량과 가격을 미리 정해두기 때문에 추후 경쟁사의 시장 진입 시에도 회사 실적의 변동성은 적을 것”이라며 “아직 SK하이닉스의 랠리는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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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266,000 3,500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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