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실망시킨다”…테슬라 어닝쇼크에 서학개미 ‘분통’
최아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cay@mk.co.kr)
입력 : 2025.07.24 11:24:07
입력 : 2025.07.24 11:24:07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가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4%대 급락했다. 당분간 테슬라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자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곡소리도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테슬라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매출은 224억9600만달러, 영업이익은 9억2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12%, 영업이익은 42% 감소했다. 이 같은 매출 감소 폭은 테슬라 역사상 최소 10년 만에 최대치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주당순이익(EPS)도 0.4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 매출과 EPS는 모두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매출 227억4000만달러, EPS 0.43달러)를 하회했다.
테슬라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전기차 인도량 감소, 정부 배출가스 규제 크레딧 수입 감소, 인공지능(AI)과 기타 연구개발(R&D) 프로젝트 투자비 등을 꼽았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테슬라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42% 내린 317.8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정규 뉴욕증시에서는 전일 대비 0.14% 내린 332.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부진한 실적에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종목 토론방에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날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는 “한결같이 실망시키는 주식”, “테슬라가 속 썩인다”, “또 물타기 해야 하나”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테슬라 주식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학개들의 테슬라 보유 금액은 218억3861만달러(약 30조원)에 달한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17% 이상 하락하고 있다. 연초 428달러대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갈등이 본격화된 지난 4월 초 221달러대까지 폭락했다. 이후 화해 분위기에 300달러대를 회복했으나 주가는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폐지와 모델3·Y의 노후화로 당분간 테슬라의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실적 발표를 만회할 큰 변화는 없었으며, AI와 로보틱스 및 관련 서비스 분야의 리더로의 전환을 강조했다”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자율주행이 본격화되면서 테슬라의 경제성은 매우 강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컨센서스를 하회한 실적과 주가수익비율(PER) 180배의 밸류에이션 부담 논란이 있던 중 컨퍼런스콜에서 새로운 내용이 적었던 것이 테슬라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주가 하락 배경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