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反트럼프 여론' 고조…여소야대 의회도 "정부 지지"
상·하원 "美관세·무역조사 매우 부당"…행정부와 '단결' 약속룰라 지지율 상승…여론조사 응답자 72% "美의 50% 관세, 잘못된 결정"
이재림
입력 : 2025.07.17 03:12:30
입력 : 2025.07.17 03:12:30

[브라질리아 로이터=연합뉴스.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에서, 자국을 상대로 한 50%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불공정 무역 여부 조사를 개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향한 반감이 확산하고 있다.
'맞불 관세' 대응기조를 내비치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부에 대해 긍정 여론 평가가 오름세로 돌아선 가운데 미주 대륙 내 양대 거대 국가 간 무역 갈등 충돌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제라우두 아우키밍 브라질 부통령 겸 산업통상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공화당 소속 우구 모타 하원 의장과 연합당 소속 다비 아우코브리 상원 의장을 만나, 미국과의 무역 긴장 관련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강력한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우키밍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4분 27초 분량 동영상 게시물에서 상·하원 의장과 나란히 서서 "우리는 단결돼 있으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브라질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상원과 하원 의장께서 룰라 정부에 신뢰를 보여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모타 하원 의장은 "우리는 행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신속하고 유연하게 움직일 준비가 돼 있다"며 "브라질 국민은 단결, 헌신, 책임감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상원(81석)과 하원(513석)은 여소야대 구도다.
2023년 1월 룰라 3기 정부 출범 후 중립을 표방하는 일부 정당 의원들이 경우에 따라 여당(자유당) 연합과 연대하는 사례가 있었으나, 브라질 입법부는 그간 대체로 집권당에 대한 견제를 이유로 정부 발의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게 다반사였다.
이 때문에 상·하원의 정부에 대한 '전폭적 지지' 의사는 큰 의미를 지닌다는 게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브라질 언론 G1은 "의회가 브라질 국민과 업계 보호를 위해 정부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미국을 상대로 한 협상력을 증대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입법부와 행정부가 공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투스 EPA=연합뉴스.재판매 및 DB 금지]
브라질 부통령과 상·하원 의장은 '8월 1일부터'로 적시된 50% 관세 부과 예고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불공정 무역 조사 개시 통보에 대해 "미국의 부적절한 결정이자 브라질에 대한 공격적 처사"라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브라질 정부는 특히 지난 5월부터 '교역을 통해 구체적으로 우려되는 산업 분야 식별'을 지속해서 미국 측에 요청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성토했다.
브라질 부통령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불공정 무역 여부 조사 착수 발표(15일) 전날인 지난 14일 미국 상무부 등에 보낸 서한에서 "브라질산 제품에 50% 관세를 매긴다는 발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뜻을 전하며, 협상을 통한 해결의지를 재차 강조했다고 부연했다.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브라질의 대미 교역 누적 적자액이 902억 달러(124조원 상당)에 이른다는 구체적 데이터도 제시했지만, 미국 측에선 별다른 답변이 없다가 USTR 조사 개시 발표를 내놨다고 브라질 부통령은 지적했다.
이와 관련, 조르지 메시아스 브라질 법무부 장관은 "소위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미국의 조사 개시는 50% 관세 부과를 위한 근거 부족 때문이라는 게 정부 시각"이라고 피력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경제호혜주의법에 따른 맞불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를 확보해 놓은 룰라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 내 여론 흐름은 호의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여론조사 업체 퀘스트가 금융 업체(제니아우) 의뢰로 지난 10∼14일 전국 성인 2천4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대통령 국정운영 관련 설문 결과(95% 신뢰수준에 ±2.0% 포인트) 룰라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43%로, 직전(5월) 40%에서 상승했다.
지지율 회복은 8개월 만에 처음이다.
퀘스트는 "주목할 점은 지지율 상승이 주로 정부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 밖에서 관찰된다는 사실"이라며, 이는 미국과의 갈등 국면에서 룰라 대통령의 대응 방향이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박해를 명분으로 50% 관세를 부과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 72%가 "잘못된 결정"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브라질은 영토 면적 세계 5위, 인구 세계 7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세계 10위 등으로 평가되고 있어 남미 국가 중 대표주자로 꼽힌다.

[브라질리아 EPA=연합뉴스.재판매 및 DB 금지]
walde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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