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이노베이션존 가보니…제로 트러스트로 '철통보안'
"편의성 떨어지는 부분은 개선 과제…클라우드 사용 건의"
차민지
입력 : 2025.07.13 12:00:02
입력 : 2025.07.13 12:00:02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자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이나 개인 연구자들도 개인정보 이노베이션존을 활용해 가명정보 기반의 혁신 연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서용 더존비즈온 플랫폼사업 부문 데이터플랫폼 개발 유닛장은 지난 11일 춘천 더존비즈온 강촌캠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정보 이노베이션존의 활용 방안을 이같이 설명했다.
데이터 3법 개정으로 통계작성,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등의 목적에만 가명정보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가명정보는 개인정보의 일부나 전부를 대체해 추가정보 없이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한 정보다.
하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제약이 존재한다.
처리 목적과 방법, 처리 환경 등을 사전에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하고, 인공지능(AI) 연구개발이나 학습을 위한 장기적인 데이터 축적·활용도 허용되지 않는 점이 대표적이다.
개인정보 이노베이션존은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공간이다.
외부 접근을 완전히 차단하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 보안 모델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제로 트러스트는 '절대 신뢰하지 말고, 항상 검증하라'는 보안 원칙을 의미한다.

[촬영 차민지]
현재 개인정보 이노베이션존은 국립암센터, 통계청 등 전국에 5개가 있다.
이 중 더존비즈온이 유일한 민간 기업이다.
개인정보 이노베이션존의 가장 큰 장점은 고품질 가명정보를 환경적 안전성을 갖춘 구역에서 처리할 수 있어 기존에 제한됐던 다양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또 지속·반복적 연구를 위한 가명정보의 장기간(5년) 보관도 허용된다.
이 유닛장은 "연구자가 서로 다른 가명정보를 결합해 연구하려고 결합신청을 하면, 이를 반출하기 전에 연구 환경이 얼마나 안전한지 등을 증명해야 한다"며 "연구자들이 분석 자체를 포기하거나 안전하게 분석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헤매는 일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리환경이 안전한 개인정보 이노베이션존에서 분석을 하게 되면 개인정보 가명 처리 수준을 최대한 낮춰서 거의 원본 데이터에 준하는 수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정보 이노베이션존은 말 그대로 '철통보안'을 유지한다.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하고 테더링 사용도 차단돼 있다.
외부 무단 반출을 막기 위해 데이터를 담은 저장매체(USB) 등 별도의 외부 저장장치도 연결할 수 없다.
평소에는 허가받은 사람 외의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다.
가명정보를 분석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도 반입하려면 별도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촬영 차민지]
다만 보안을 강조하다 보니 편의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한계로 꼽혔다.
이 때문에 더존비즈온의 개인정보 이노베이션존은 작년 12월 31일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실제 이용 사례는 아직 없다.
이 유닛장은 "더존비즈온의 개인정보 이노베이션존을 이용하려면 암호를 입력할 수 있는 보안 USB에 데이터를 넣어 직접 강촌까지 들고 와서 전달해야 한다"며 "만일 잘못 가져왔으면 다시 가져와야 하는 문제점이 있어 클라우드 기반으로 데이터를 올리는 방안 등을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는 "개인정보 이노베이션존은 위원회에서도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라며 "다양한 규제 부분이 있다면 찾아서 풀어나가려 한다"고 말했다.
chacha@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