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행정비용 550억…예산 낭비 논란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입력 : 2025.07.08 17:31:37
지역화폐 발행비용 205억
지자체 인건비 보조 172억
22만명 나눠줄 돈을 쓰는셈
예정처·野 "과도하다" 지적
보편 지급했다면 9천억 절감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신청을 받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의 행정 비용 예산으로 550억원을 책정하자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국회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국회를 통과한 이재명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에는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 위한 행정·부대비용 550억원이 정부 원안 그대로 책정됐다. 행정비용에는 소비쿠폰을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이나 선불카드로 지급할 때 드는 발행 비용, 콜센터 운영 비용 등이 포함된다.

행정 비용 550억원 중 지역화폐 발행 비용과 인건비 비중이 크다. 행정안전부는 각각 205억원, 172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계산해 추경에 반영했다. 지역화폐를 지류나 카드형, 모바일형 등으로 발행할 때 민간의 발행 대행사가 수수료를 받는다. 지역화폐 발행 비용은 이 수수료를 가리킨다. 선불카드를 신청해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지급받을 때에도 발행 비용이 발생한다. 정부는 선불카드 발행 비용으로 52억원을 책정했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에 포인트 형식으로 지급받을 때는 별도 발급 비용이 들지 않는다.

소비쿠폰 지급에는 인건비도 들어간다. 정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온·오프라인 신청을 취합하는 보조 인력을 채용해야 할 것"이라며 "추경에 반영된 읍·면·동 인건비는 이분들에게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자산 취득비로 76억원이 잡혔다. 시스템 개발비 등 민간 위탁 사업비도 15억원가량 추경에 반영됐다. 소비쿠폰 지급과 사용 등에 대한 민원 폭주가 예상돼 한시적으로 콜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예산 9억원도 확보했다.

부대 비용 총 550억원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는 "재난지원금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집행에 필요한 시스템은 사실 기본 설계가 동일하고 일부 기능을 수정·보완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수 있다"며 "매번 시스템을 구축해 집행한 후 폐기하고 다시 신규 구축 비용을 계상해 예산을 편성하고 있어 재정 운용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정처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때 38억원을 투입해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지원금을 집행한 뒤 시스템은 폐기됐다. 2021년에도 64억원을 투입해 신규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폐기됐다.

과도한 부대 비용 문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도 제기됐다.

행정 비용 550억원은 총 13조9000억원에 달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국비·지방비 총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하지만 1인당 25만원씩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22만명에게 소비쿠폰을 나눠 줄 수 있는 큰 금액이다. 과도한 행정 비용과 비용에 반영되지 않은 일선 공무원의 추가 업무 부담 등을 감안할 때 차라리 25만원씩 보편 지원하는 게 나았다는 공무원들의 목소리도 작지 않다. 25만원씩 5100만명에게 지급하면 국비·지방비를 합쳐 필요한 예산은 약 13조원으로, 소득별로 차등 지급할 때보다 9000억원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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