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끝 이젠 푹푹 찐다…산업현장 '폭염주의보' 안전관리 비상

현대차 울산공장, 휴가기간 조업 전면중단…HD현대 조선 3사 이달말부터 휴가현대제철, '건설업 비수기' 여름철 대보수…건설업계, 대표가 직접 현장 관리
이슬기

입력 : 2025.07.06 08:00:03


'여기가 국내 최대 석유화학공장 건설 현장'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폭염특보 일주일째인 3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한 근로자가 공사 현장을 설명하고 있다.이날 울산 전역에는 폭염경보와 폭염 영향예보 '경고' 단계가 발령됐다.2025.7.3 jjang23@yna.co.kr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짧았던 장마가 지나가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다.

기상청의 3개월 전망(6∼8월)에 따르면 올해 7·8월 기온은 평년을 웃돌 확률이 50%로 나타나 올해도 혹독한 폭염이 예상된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건설 등 산업계는 폭염으로부터 현장 직원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비상이 걸렸다.

날씨 변화에 고스란히 노출된 야외 현장뿐 아니라 고온의 열 작업이 이뤄지는 생산라인에서도 근로자의 건강 관리를 최우선으로 꼽고 있다.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여름철 근로자들의 야외 작업이 많은 기업을 중심으로 충분한 휴식 보장, 시원한 물과 음료 및 보냉 키트 지원, 그늘막 설치 등을 통해 폭염에 대비하고 있다.

일부 조선·자동차 업계에서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 사이에 여름휴가 기간을 운영하면서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거나, 가동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오늘의 체감온도는'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폭염특보 일주일째인 3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건설 현장에 비치된 온습도계가 섭씨 34.4도를 나타내고 있다.이날 울산 전역에는 폭염경보와 폭염 영향예보 '경고' 단계가 발령됐다.2025.7.3 jjang23@yna.co.kr

◇ 현대차 울산공장, 휴가 기간 조업 '올스톱'…현대제철, 여름철 대보수 현대차 울산공장은 7월 25일∼8월 3일 여름휴가기간을 운영하면서 공장 조업을 전면 중단한다.

한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근로자의 휴식권을 보장하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이달부터 매일 빙과류 3만5천개, 복날 보양식 등을 제공하고 있다.

공장 내 냉방 시스템을 마련하고 현장 근로자들이 얼음을 수시로 먹을 수 있도록 제빙기, 얼음통도 배치했다.

HD현대 조선 3사(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는 이달 말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가 현장 부담을 대폭 낮출 계획이다.

HD현대삼호는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다음 달 4일부터 14일까지가 휴가 기간이다.

HD현대 관계자는 "현장 근로자 대부분이 쉬는 기간으로 공정 일정으로 인해 일부 특근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휴식 시간도 확대했다.

오는 9월까지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오전 10시와 오후 3시 각각 부여되는 휴식 시간이 기존 대비 두 배인 20분으로 늘어난다.

HD현대중공업[329180]은 오는 10일부터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할 계획이다.

현대제철[004020]은 건설업이 비수기인 여름철에 현장 대보수에 들어가면서 인천 철근공장 생산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폭염으로 인한 조업 중단이나 업황 불황에 따른 기존의 공장 셧다운과는 다른 성격으로, 42일간의 예정된 보수 기간 공장을 돌리지 않는다.

앞서 당진공장은 지난달 29일부터 17일간의 일정으로 여름철 대보수를 진행했다.



폭염 속 건설현장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폭염특보 일주일째인 3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샤힌프로젝트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이날 울산에는 폭염 영향예보 '경고' 단계가 발령됐다.2025.7.3 jjang23@yna.co.kr

◇ 건설업계, 대표가 직접 폭염현장 챙겨…철강업계, 온열질환 예방 폭염과 장마 등 여름철 날씨 환경에 특히 민감한 건설사들은 대표와 임원들이 직접 현장을 챙기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5일 김보현 대표이사가 울산 북항 터미널3단계 현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장마철에는 작은 실수 하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시기"라며 사전 대비를 강조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19일 박현철 부회장이 대구 '타임빌라스 수성' 현장을 방문해 건강 관리 상황과 장마철 대비 상태를 점검했다.

대부분 건설사는 고용노동부의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을 바탕으로 6∼9월을 특별 대응 기간으로 정하고 자체 근로 원칙과 체계를 마련했다.

롯데건설은 체감온도가 31도 이상이면 작업 시간을 조정하고, 33도를 넘으면 2시간마다 20분간 휴식 부여하도록 했다.

롯데건설은 전국 현장에 이온 음료 약 2만7천개를 배포하고 현장 규모에 따라 간식 트럭을 운영 중이다.

한화 건설 부문은 전국 51개 현장에 푸드트럭을 운영하거나 '기프트 박스'를 보내 팥빙수와 과일 스무디 등 1만명분의 간식을 제공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매주 근로자들의 혈압·혈관 건강을 측정하고 관련 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현장 근로자들이 참여하는 응급 온열질환 대응 훈련을 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에서 근로 감독을 강화한다는 메시지를 줬고, 최근 기후 변화로 폭염과 기습 강우 경향이 더 강해져서 건설사별로 혹서기 안전 문제에 더 예민해진 분위기"라고 밝혔다.



용광로 견디며
(광양=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7일 폭염 속에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근로자가 고온의 쇳물이 담겨 있는 용광로를 점검하고 있다.2024.8.7 cbebop@yna.co.kr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혹서기 온열질환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철강 업계 특성상 고온의 열에 장시간 노출될 수밖에 없는 만큼 구토, 어지러움, 두통, 신경 및 정신이상까지 동반할 수 있는 온열질환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늘막 등 휴식 장소 마련, 온습도계·생수 등 비치뿐 아니라 직원 개인별 자가진단표를 활용해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작업 당일 이상 징후가 있으면 사전에 파악해 작업을 제한하고 사내외 병원에서 방문 치료를 받는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업계도 직원들의 건강을 수시로 점검하고 식염 포도당 등 보냉 용품을 제공하고 있다.

항공업계도 폭염에 대비해 다각도의 안전 대책을 시행 중이다.

고온에서는 비행기 운항 안정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에 최신 기상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 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승객들과 야외 작업자의 건강 관리도 강화한다.

대한항공은 폭염에서도 운항 안정성을 차질 없이 관리하기 위해 11개 부서 총 240여명이 근무하는 종합통제센터에서 운항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고온으로 인해 항공기 상승 추진력이 줄고, 목표 순항 고도 도달까지 추가적인 시간이 소모된다는 점을 고려해 충분한 예비 연료를 탑재하는 한편, 폭염 관련 기상 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운항 승무원에게 제공한다.

(오예진 이슬기 임성호 홍규빈 한지은 기자) wise@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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