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하지마, 가만히 안둔다”…불공정거래 오명에 네이버 종토방 확 바뀐다
김대은 기자(dan@mk.co.kr)
입력 : 2025.07.04 05:58:16
입력 : 2025.07.04 05:58:16
주가조작·여론몰이 논란 끊이지 않아
닉네임 공개하고 과거 작성글 목록 제공
이모티콘, 구독 등 토스증권 기능도 추가
닉네임 공개하고 과거 작성글 목록 제공
이모티콘, 구독 등 토스증권 기능도 추가

국내 주식투자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중 하나인 네이버 종목토론방이 전격 개편을 실시했다. 토스증권을 비롯한 후발주자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몰이를 하는 가운데, 최근 정부가 불공정거래 근절에 나서면서 이뤄진 개편이어서 주목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전날 오후 늦게 종목토론방을 개편해 개인별 프로필 설정, 이모티콘, 팔로, 핫글 등 여러 기능을 추가했다.
이로써 사실상 익명 게시판처럼 운영되던 종목토론방은 반드시 닉네임을 설정해야 하고, 개인별로 글을 쓴 기록이 모두 공개된다.
또한 하루에 글 30개, 댓글 50개만 달 수 있게 제한되며 종목토론방 하단에 주식리딩방을 신고하는 금융감독원 사이트로 이동하는 버튼도 추가됐다.
이 같은 변화는 과거부터 네이버 종목토론방이 각종 허위 정보 유포와 주가조작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최근 젊은 투자자 사이에서 토스증권 커뮤니티가 인기를 끌면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네이버가 운영하는 또 다른 서비스인 ‘네이버 뉴스’ 또한 정치권을 중심으로 댓글 조작, 여론몰이 등 문제가 제기되면서 유사한 방향의 개편이 이뤄진 바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초 한국거래소를 찾아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통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역시 시장감시규정 개정을 통해 종목토론방 글을 주가조작 심리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미공개중요 정보가 신문··방송뿐만 아니라 유튜브·종목토론방 등 인터넷 매체에서 공개되는 경우에도 시장감시본부 심리 대상에 포함된다.
네이버 종목토론방은 과거 옵티머스 사태, 라덕연 주가조작 사건 등 여러 사건에서 각종 확인되지 않은 풍문 유포의 장으로 활용된 바 있다.
최근 네이버가 증권사와 협업해 각종 사업을 확장하는 데에도 이 같은 사례가 장애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령 네이버는 지난달 종목토론방 개편을 앞두고 이벤트를 실시하면서 과거 화제가 됐던 글을 추천해 보여준 바 있는데, 이 중 엔씨소프트 주주를 사칭한 허위 정보가 들어간 글을 추천해 뒤늦게 삭제하기도 했다.
네이버가 이러한 개편을 실시한 또 다른 이유로는 최근 토스증권과 같이 유려한 사용자경험(UX)과 다양한 기능을 갖춘 다른 증권 커뮤니티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실제로 이번에 네이버 종목토론방에 들어간 프로필 사진, 팔로(구독), 이모티콘과 주가 차트 삽입 등 여러 기능은 이미 토스증권에서 제공하고 있는 것들이다.
그간 네이버 종목토론방은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중장년층 위주로 이용층이 한정돼 있었는데, 더 나아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2030세대의 호응도 얻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소형 증권사로 분류되는 토스증권이 최근 해외주식 거래수수료에서 대형 증권사를 제치고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는 이와 같은 커뮤니티 기능이 꼽힌다.
다만 게시글 검색 등 일부 기능 제거가 이뤄지면서 종목토론방 이용자 사이에서는 일부 불만도 나온다. 또한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악성 글을 탐지한다는 안내와는 달리 삼성전자 종목토론방에는 주식과 무관한 정치 관련 글과 닉네임이 노출되는 등 다소 미흡한 부분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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