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훔친 英재무장관 거취 혼란에 국채시장 '출렁'(종합)
지출 감소 복지개편안 진통, 국채 금리 급등스타머, '재정준칙 강조' 장관 신임 재확인…시장 회복
김지연
입력 : 2025.07.03 18:46:02
입력 : 2025.07.03 18:46:02

[AFP 연합뉴스.영국 의회녹화부서(PRU) 방송화면 캡처 ]
(런던·서울=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차병섭 기자 = 영국 노동당 정부가 추진해온 복지개편안이 진통을 겪는 와중에 재무장관 거취를 두고 혼란이 빚어지면서 영국 국채 금리가 만 하루 새 롤러코스터를 탔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오전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52%로, 전장보다 0.09%포인트 내렸다.
채권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지난 2일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16%포인트 올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여파로 국채 시장이 요동쳤던 4월 초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2일 장중 한때 10년물 국채 금리는 4.6296%까지 올랐고 대규모 감세안을 내세운 리즈 트러스 내각의 '트러스노믹스'로 채권 시장이 발작했던 2022년 이후 가장 급격한 채권 매도세가 연출되기도 했다.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도 2일 급등했다가 3일 반락했다.
2일 0.19%포인트 급등해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으나 3일 오전 5.30%로 0.12%포인트 내렸다.
파운드화는 전날 달러 대비 0.8% 하락을 모두 되돌리지는 못했으나 이날 오전 0.3% 상승해 일부 회복됐다.
1파운드당 1.36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 금융 시장의 혼란은 스타머 내각의 복지개편안 추진과 관련 있다.
이 법안은 장애인과 장기질환자를 위한 복지 수당을 대폭 삭감해 50억 파운드(9조3천억원) 규모 예산을 절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내 반발 속에 일부 삭감을 신규 신청자부터 적용하기로 하는 등 원안보다 후퇴한 채 하원 표결에 부쳐졌고 지난 1일 하원 2차 독회에서 찬성 335표 대 반대 260표로 의회 첫 관문을 힘겹게 통과했다.
노동당 의원 400여명 중 49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다음날인 2일 키어 스타머 총리가 하원 총리질의(PMQ)에서 재정 준칙을 강조해온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의 거취를 묻는 케미 베이드녹 보수당 대표의 질문에 즉답을 피한 뒤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브스 장관이 심란한 모습으로 의회에 들어와 스타머 총리 옆자리에 앉았으며, 스타머 총리가 자신의 거취 질문에 전폭적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자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이후 스타머 총리는 BBC방송 인터뷰에서 진화에 나섰다.
스타머 총리는 리브스 장관이 의회에서 눈물을 닦는 것처럼 보였다는 질문에 "이번 주 발생한 일과 무관하다"면서 "그가 오랫동안 재무장관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또 리브스 장관이 심란해 보인 것은 정치와 무관한 개인적 일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또 스타머 총리 측은 이미 지지 의사를 밝힌 바 있는 만큼 "총리가 매번 이를 반복할 필요는 없다"고 대응하기도 했다.
이 발언 이후 3일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였다.
이에 대해 헨리 앨런 도이체방크 거시 전략가는 "스타머의 말에 시장이 아주 안심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러나 스타머 정부는 이번에 정치적 타격을 입었을 뿐 아니라 복지 개편 대폭 후퇴로 목표했던 국가재정 개선도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마이크 리델은 리브스 장관 교체 시 정부의 재정 준칙이 흔들리고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한 시장 우려가 나온다고 말했다.
리브스 장관의 눈물을 사임 가능성과 연관 짓는 시장 반응과 관련, 한 보수당 의원은 "영국 역사상 가장 비싼 눈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
bscha@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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