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확대되면서 고사 위기에 몰렸던 공모펀드 업계가 목표전환형·손익차등형·월지급식 펀드 등 능동적인 운용 전략으로 안정성을 높인 상품을 선보이며 활로 모색에 나섰다.
2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목표전환형 펀드 순자산은 1조6352억원으로 올해 들어 5772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5~20%의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조기 상환하거나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수익 경험 가능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올 들어 자금 유입세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전체 순자산이 작년 4분기 말 1조58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1조3139억원, 2분기 말 1조6352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달 모집이 완료된 'KCGI코리아 목표전환형펀드 2호'에는 자금 총 2768억원이 유입되면서 올해 설정된 모든 공모펀드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인기에 힘입어 신규 상품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3월 말 설정한 상품이 한 달 반 만에 목표수익률 7%를 조기 달성한 데 힘입어 5월 말 9%를 목표수익률로 하는 '삼성글로벌CoreAI목표전환형펀드 제2호'를 출시해 882억원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지능(AI) 생태계에 투자해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안정적인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에 더해 지주사 자금을 후순위로 투입해 손실을 일부 보전하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높인 손익차등형 펀드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후속 펀드를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특히 출시 시점에 따라 유망한 시장과 업종을 겨냥해 상품을 내놓는 점이 목표전환형 펀드와 손익차등형 펀드의 공통적인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여섯 번째 손익차등형 상품인 '한국투자글로벌넥스트웨이브 펀드'에는 497억원이 모집됐다. 이 펀드는 중국 핵심기술주, 경기 부양 수혜 기업, 유럽 주도 방위산업, 미국 중심 제조업, 한국 수출 핵심기업 등 시장 반등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는 저평가 기업을 겨냥하는 상품이다.
채권 이자나 배당금으로 월 배당을 지급해 안정성을 높인 월 지급식 공모펀드도 올 들어 존재감이 부각됐다. 특히 미국 증시 변동성이 커진 지난 1분기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추구하는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월 지급식 공모펀드 순자산은 작년 말 1조598억원에서 지난달 말 1조4073억원으로 올 들어 3475억원 늘었다.
김재욱 금융투자협회 자산운용1부 부장은 "예전처럼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펀드보다 고객 요구에 맞는 상품을 선보이면서 가문 공모펀드 시장에 단비가 내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 중 위험추구형 투자자는 개별 종목이나 코인에 투자하고 분산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ETF로 몰린 가운데 펀드 리테일에서는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들 수요가 일부 있는 편"이라며 "1년에 10% 등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면서 안정성이 어느 정도 담보되는 상품이 인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