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어들 미국 대신 ‘이 나라’ 간다…홍콩 IPO 시장, 상반기에만 18조원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6.30 23:40:45
CATL·쉬인 등 대형 중국기업
상반기 잇따라 홍콩증시 상장
21조 美 시장까지 맹추격 나서


중국 CATL 본사.


올해 상반기 홍콩 기업공개(IPO)시장 규모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8배가량 성장했다. CATL 등 대형 중국 기업들의 홍콩 증시 상장이 이어지자 미국에 버금가는 IPO시장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홍콩증권거래소(HKEX)에 따르면 올해 홍콩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41개로, 지난해 29개보다 1.4배 증가했다.

이들 기업은 올 상반기 IPO를 통해 총 1051억홍콩달러(약 18조원)를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7.9배 늘어난 금액이다.

홍콩 증시의 올 상반기 IPO 규모는 같은 기간 한국 시장(약 2조2000억원)과 확연한 격차를 나타냈다. 전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약 21조원)과도 경쟁하고 있다.

상반기 홍콩 IPO시장의 주역은 배터리 제조업체 CATL이었다. CATL은 지난달 IPO를 통해 410억홍콩달러(약 7조원)를 조달했다. 전 세계에서 올해 최대 규모 IPO다.

헝루이제약(114억홍콩달러)과 포산하이톈(101억홍콩달러), 저장싼화(93억홍콩달러) 등도 상반기 IPO를 통해 1조원 이상을 조달했다.

중저가형 의류 쇼핑몰 쉬인도 연내 홍콩 증시 데뷔를 노리고 있다. 쉬인은 강제노동 의혹과 기업가치 하락 우려 등으로 뉴욕·런던증시 상장이 무산됐지만 홍콩 증시에서 본격적인 IPO 절차를 밟고 있다.

이밖에도 160여 개 기업이 홍콩시장에서 IPO를 위해 대기 중이다.

연합뉴스


올해 홍콩 증시에선 중국 증시에 이미 상장된 기업이 ‘중복 상장’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좋은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해외 진출 자금을 끌어모으려는 의도다.

대표적으로 CATL은 홍콩 IPO 조달액의 90% 이상을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 건설에 사용할 예정이다.

홍콩 당국은 IPO 요건을 다방면으로 완화해 중국 기업들의 상장을 돕고 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지난해부터 홍콩증권거래소 IPO 서류심사를 단축해 평균적으로 139영업일이 소요되던 기간을 최근 80영업일 수준으로 줄였다.

지난 5월에는 ‘과학기술기업 전용 채널’을 신설해 기술주 상장 과정에서 회사 기밀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협조하고 있다.

홍콩 IPO시장이 활황을 맞이하자 신규 상장 기업들 수익률도 높게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홍콩 증시에 상장한 기업들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평균 35%의 수익률을 냈다.

전 세계 IPO시장이 올해 둔화세를 겪는 가운데 홍콩 증시가 IPO시장에서 미국 다음 가는 순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환 하나증권 중국주식 연구원은 “올해 홍콩 IPO시장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전 세계 2위 등극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홍콩 IPO시장은 조달액 기준 미국과 인도, 유럽연합(EU)에 뒤진 4위를 기록했다.

한편, 홍콩 IPO시장 성장과 함께 홍콩증권거래소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 주식은 올 들어 약 47% 상승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7.01 05:01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