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최초·신혼부부·신생아 대출까지…가계빚 폭증에 모조리 조인다

이용안 기자(lee.yongan@mk.co.kr)

입력 : 2025.06.27 21:20:16
가계빚 폭증에 정책대출 축소

올해 정책대출 45조→40조
디딤돌·버팀목 규모 20%↓
신생아대출 한도 5억→4억

청년·서민층 기회 박탈에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도


서울의 한 시중은행 가계대출 창구 전경 [매경DB]


부동산 가격 급등 저지 총력전에 나선 정부가 서민층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대출까지도 대폭 축소했다.

정책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받지 않아 규제가 느슨하다는 비판이 많았던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정책대출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작용했다.

정부는 27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통해 올해 정책대출 한도를 지역과 상관없이 20%가량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서민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 이용하는 정책대출인 일반 디딤돌 대출의 경우 한도가 기존 2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낮아진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이 대상이다. 생애최초 디딤돌대출은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상대적으로 더 낮은 금리를 제공했던 신혼부부와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 역시 한도가 축소된다. 신혼부부 디딤돌대출 한도는 4억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신생아 특례 디딤돌대출의 경우 5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어든다.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받는 버팀목대출의 한도도 줄줄이 내려간다. 일반 버팀목대출의 경우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청년 버팀목대출의 한도가 2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낮아진다. 신혼부부 조건의 경우 수도권 3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지방은 2억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한도가 줄어든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도 3억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감소한다.

정부는 정책대출 취급 규모도 기존 예상치인 45조원에서 40조원 규모로 줄이기로 했다. 정책대출이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들어 5월까지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의 경우 정책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다만 서민층이 대상인 정책대출까지 줄이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사진 = 연합뉴스]


디딤돌대출은 부부합산 연 소득이 6000만원 이하(생애최초·2자녀 이상 가구는 7000만원 이하, 신혼가구 8500만원)인 경우 신청할 수 있다. 소득뿐 아니라 순자산 및 구입 대상 주택(일반 5억원) 등도 문제가 되고 있는 고가 주택과는 거리가 멀다.

전세 계약 때 신청하는 버팀목대출은 신청을 위한 가구당 수입·자산 등의 조건이 더 까다롭다. 집값을 잡느라 서민층이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신혼부부와 신생아 특례 조건의 경우 출산율 상승이라는 목표에 따라 만들어졌는데, 정부의 출산율 제고 정책과 배치된다는 지적도 있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실수요자에 대해 정부가 최대한 지원하는 건 맞다”면서도 “이전에 연간 10조~20조원씩 공급됐던 정책대출이 2023년 이후 50조원까지 규모가 커져 집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정책대출 규제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는 발표 자료를 통해 “한정된 주택자금 재원을 공공임대 주택 건설 등 주택 공급과 저소득 서민 대상 주택자금 지원 등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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