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톱2 깨어났다" 힘받는 美증시 낙관론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입력 : 2025.06.26 17:50:25 I 수정 : 2025.06.26 19:26:25
엔비디아·MS 신고가 덕에
나스닥100지수 전고점 회복
올해 3%대 상승 그친 美증시
AI 테마가 지수 호조 이끌며
하반기 반등장 시동걸지 촉각






올해 들어 미국 증시가 주요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나스닥100 지수가 25일(현지시간) 전고점을 돌파했다. 나스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자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AI) 관련주가 또다시 미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나스닥100 지수는 2만2237.74를 기록해 지난 2월 19일 달성했던 전고점을 다시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가파르게 달려왔던 나스닥100 지수는 중국발 딥시크 충격과 관세 여파로 4월 8일엔 1만7000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달러 약세까지 감안하면 해외 투자자들이 체감하는 미국 증시 하락폭은 더 컸다.

빅테크 위주의 나스닥100 지수가 전고점을 회복했지만 미국 증시의 올해 성적은 주요국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미국만 고성장을 누리는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올해 들어 3.58%, 나스닥은 3.43% 상승하는 데 그쳤다. 28%나 오른 코스피는 물론 홍콩 항셍지수가 21.3%, 독일 DAX 지수가 18% 상승한 데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주춤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하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올해 유럽 증시는 미국보다 상승폭이 컸다.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에 AI 기술력까지 결합해 항셍 지수도 연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은 지난해 증시가 급등해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있는 데다 '매그니피센트7(M7)'의 이익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전망까지 나오며 증시 약세가 이어졌다. 유로화·엔화에 비해 낮아지는 달러화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달러가 반등하고 유럽의 증시 조정이 시작되면서 미국 증시가 반등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이제 기준금리가 2%까지 내려와 추가 금리 인하가 제한적이고 연초에 부각됐던 유럽 증시의 가격 메리트가 사라졌다"며 "상반기에 증시 방향을 이끌었던 엔화 강세와 유럽 증시 강세라는 기반이 허물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엔비디아는 이달 들어 17.5% 오르면서 신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다시 회복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5일 역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중국과의 무역갈등으로 애플이 전고점 대비 22.5%, 테슬라가 33% 하락한 가운데서도 엔비디아, 브로드컴과 같은 반도체주들이 나스닥100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이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은 "6개월간 미국의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황이어서 지수 상승이 본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금리 인하 전엔 유동성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상승 종목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AI 테마가 여전히 살아 있고 사이클이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접어들어 다른 관련주들도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와 엔비디아 주가 상승으로 AI 반도체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SK하이닉스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SK하이닉스는 이날 2.45% 오른 29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오전 프리장에선 30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마이크론은 올 3분기(3~5월) 전 분기 대비 24% 증가한 25억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21억달러를 상회하는 성과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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