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 F-35 격추? 테헤란서 친이스라엘 시위?…AI가짜뉴스 범람
SNS 조회수 올리기·러 심리전 영향도…정부 공식 채널에도 등장
홍정규
입력 : 2025.06.21 18:06:08
입력 : 2025.06.21 18:06:08

이스라엘 전투기가 격추돼 이란 사막에 떨어졌다는 가짜뉴스와 함께 온라인에 게시된 사진 [인스타그램 사진 캡처]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이스라엘-이란 교전과 관련, 온라인 플랫폼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사용한 가짜뉴스가 범람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스라엘 공군의 F-35 스텔스 전투기가 이란에 격추됐다는 영상이다.
F-35는 미국에서 제작된 최신예 전투기다.
허위정보 분석업체 알레시아의 리사 캐플란 CEO는 20일(현지시간) BBC에 "F-35의 격추를 입증할 수 있는 영상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온라인에 널리 퍼진 한 게시물은 이스라엘 전투기가 격추돼 이란의 사막에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주변에 몰려든 사람이 차량의 크기와 비슷하고, 모래에도 전투기가 추락한 흔적이 전혀 없어 AI로 조작된 흔적이 뚜렷했다.
이스라엘의 F-35가 이란 방공망에 격추되는 장면도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는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의 장면이었다고 BBC는 지적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2천110만 회를 기록했다.
이같은 게시물은 상당수가 '수익 추구형'으로 추정된다.
조회수나 팔로워가 많을수록 보상을 더 받기 때문이다.
가장 널리 퍼진 조작 영상 3편의 조회수는 총 1억 회에 달한다.
가짜뉴스가 확산하는 데에는 러시아의 '심리전'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가짜뉴스와 온라인 여론 조작 등 해외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작전에 연간 15억 달러(약 2조1천억원)를 쓰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한 바 있다.
캐플란 CEO는 러시아의 영향력 작전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지를 약화하는 것에서 미국산 무기의 신뢰도를 깎아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F-35에 실질적인 대응 수단이 없다.
그렇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특정 국가 내에서 F-35에 대한 지지를 약화하는 시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친(親)이스라엘 성향의 계정에서도 이란 상황과 관련한 가짜뉴스들이 발견된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시민들이 "우리는 이스라엘을 사랑한다"며 시위를 벌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이스라엘의 거듭된 공격으로 피해를 본 이란 내에서 반정부 정서가 커지고 있다는 주장을 펴려는 의도라고 BBC는 분석했다.
미국의 B-2 스텔스 전략폭격기가 테헤란 상공에 뜬 가짜 이미지도 돌고 있다.
B-2 전폭기는 이란의 지하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 탑재가 가능한 유일한 항공기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공식 채널에서 조작된 영상이나 이미지가 사용되기도 했다.
이란의 국영 언론은 조작된 이스라엘 공습 영상과 격추된 F-35 이미지를 방송했으며, 이스라엘군은 과거의 미사일 공격 영상이 담긴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을 공유했다.
엑스, 인스타그램, 틱톡 등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온라인 플랫폼은 이같은 가짜뉴스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zheng@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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