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에 발 맞추자”...지갑 텅텅 빈 소상공인 지원방안 쏟아내는 은행권

김혜란 기자(kim.hyeran@mk.co.kr), 박나은 기자(nasilver@mk.co.kr)

입력 : 2025.06.16 23:31:09


부진한 경기 영향으로 개인사업자와 서민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소상공인 금융 지원 강화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기존 상품을 손질하거나 신규 대출 상품과 맞춤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서민·자영업자 지원책이 5대 은행의 화두가 되는 모양새다. 소상공인 등 서민 지원 확대를 천명한 이재명 정부 기조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란 평가가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 상품을 개편하고 신규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우선 국민은행은 ‘KB소상공인 동반상생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한 정책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상품성을 개선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금융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3월 국민은행이 단독으로 출연해 마련한 보증 대출 상품인 ‘기업가형 소상공인 육성 협약보증’의 금리를 인하하고 상환 조건을 완화할 계획이다. 또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위한 ‘KB프랜차이즈 대출’을 차주에게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개편한다. 하반기에는 지자체 정책자금과 이차(이자차액)보전 예정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신용대출 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했다. 지난 15일에는 지역신용보증재단에 출연해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추가 대출 재원 3000억원가량을 마련했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은 하반기부터 소상공인 대상 컨설팅 서비스를 확대한다. 상권 분석, 고객 관리, 업종 전환, 폐업 지원 등 종합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중장년층의 재취업과 창업 지원을 돕는 일자리 교육 프로그램 ‘하나 파워 온 세컨드 라이프’ 대상을 기존 4050세대에서 5060세대로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약 6374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린 새희망홀씨2 상품을 올해도 확대 공급한다.

이외에도 전국은행연합회 차원에서 ‘지속할 수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생태계 형성 및 자생력 제고’ 방안을 마련해 새 정부에 건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의 핵심 공약인 코로나19 대출 탕감·조정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은행들의 소상공인 금융지원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난해 말 발표한 은행권 ‘소상공인 금융 지원 방안’을 이행하면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 이에 맞춰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소상공인 대환대출과 이차보전 지원 확대, 자영업자 폐업 시 대출금 일시 상환 유예,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장기 분할 상환 프로그램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현재 지난 4월부터 시중은행들은 공동으로 ‘119 플러스’와 ‘폐업 지원 대환대출’ 등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5대 은행에 따르면 119 플러스는 지난 4월 18일 출시된 이후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 이달 12일까지 총 361건(295억4000만원)이 실행됐다. 이 상품은 연체 기간이 90일 미만이거나 휴업 등으로 연체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에게 저금리·장기 분할 상환을 지원한다.

폐업 지원 대환대출은 기존 신용대출을 장기·저금리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인데, 같은 기간 419명이 신청해 약 162억원이 집행됐다. 예를 들어 1억원 이하 신용대출은 연 3% 이하 금리로 최대 30년 동안 분할 상환이 가능하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이 많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들이 소상공인 지원에 적극 나서는 것은 최근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올해 5월 말 기준 개입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67%로 한 달 만에 0.06%포인트 올랐고, 지난해 말(0.48%)보다는 0.19%포인트 뛰었다. 일부 은행에서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부실 위험 지표인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약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소상공인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추세가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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