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지난달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관세 쇼크와 중동 분쟁 등으로 큰 폭으로 등락하면서 가상자산(코인)시장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코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비트코인을 제외한 '알트코인'이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커질 때 오히려 급락하는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16일 매일경제가 국내 코스피 거래대금과 5대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거래대금을 비교한 결과 지난 13일 기준으로 국내 코인 거래대금이 코스피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스피 거래대금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2배가량 늘어난 반면, 가상자산시장은 침체가 이어진 영향이 컸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인 지난 2일 11조5751억원이었는데 약 열흘만인 13일엔 23조8242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국내 코인 거래대금은 지난 13일 기준 5조146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중동전쟁이 격화된 지난 주말의 경우 15일 기준으로 거래대금이 1조9875억원에 불과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알트코인이 최근 들어 저조한 흐름을 보인 영향이 컸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후 비트코인 변동성이 높아질 때마다 알트코인 시가총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비트코인의 일간 변동성지수(BVOL24H)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을 비교하면 변동성지수가 평균값보다 높아졌던 지난 5월 31일, 6월 6일, 6월 14일의 경우 알트코인 시가총액이 각각 700억달러, 400억달러, 500억달러 급감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초 급등해 5월 22일 11만1980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고, 이후 하락세를 겪었다.
지난 6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간 다툼으로 비트코인이 한 달 만에 처음으로 10만달러 선까지 밀렸고, 14일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시점이다. 대외 변수로 시장이 극심한 혼란기를 겪으면서 비트코인의 위험자산적인 성격도 부각되고 있다. 이날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2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97% 오른 10만6708.7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란·이스라엘 충돌은 지난 13일 오전 8시 30분(한국시간)에 발생했다. 이 시간 직전 비트코인은 10만6123.88달러에 거래되고 있었다. 단 비트코인은 이란·이스라엘 충돌 발생 직후 한때 10만3000달러 선 아래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후 비트코인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이겨내고 아시아 증시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동반 상승했다. 즉 비트코인은 이란·이스라엘 충돌을 증시와 동조화된 형태로 소화한 셈이다.
한편 이란과 이스라엘의 정면충돌 이후 금 가격은 안전자산으로서 사상 최고가에 근접한 수준까지 반등했다. 금과 비트코인은 최근 지속적으로 엇갈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값이 상승할 때는 비트코인이 하락하고, 금값이 내리면 비트코인이 오르는 식이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충돌하기 직전 차액결제거래(CFD) 기준 금값은 트라이온스당 3383.59달러를 기록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