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본 기사는 06월 13일(08:53) 매일경제 자본시장 전문 유료매체인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카브아웃(대기업 자회사·사업부 거래) 명가’로 명성을 높인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1조4000억원에 LG화학 워터솔루션사업부 인수를 확정지었다. 글랜우드는 핵심 경쟁력 강화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기존 인력 고용 안정을 보장하고 적극적으로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는 LG화학 워터솔루션 사업부를 사업양수도 방식으로 1조 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 워터솔루션 사업부는 RO멤브레인(역삼투막)을 개발, 공급하는 업체로, 전 세계 해수담수화 분야 2위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글랜우드는 이번 워터솔루션 사업부 인수 후 사업의 장기적 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 주도권 강화를 위해 총 2000억원 규모 추가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4호기 조기 투자를 비롯한 생산 역량 제고를 통해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수 이후 대규모 시설 투자와 추가 증설이 예고된 만큼 LG화학 인력 채용을 우선시하고 기존 인력과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지역 내 협력업체와 상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지역 신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이번 워터솔루션 사업부 인수에는 과거 글랜우드가 LG화학 진단사업부를 인수해 현재 독립기업인 ‘인비트로스’로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경험이 주효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인수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고 회사 성장 비전을 제시해 대다수 직원이 자발적으로 이직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이후 글랜우드는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한편, 전문적 경영체계를 구축하는 데 힘썼다. 이를 통해 LG화학과 상호 신뢰·협력 관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글랜우드는 국내 대표 독립계 토종 사모펀드로, 대기업의 비핵심 자산을 타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성공적으로 변모시키는 데 집중해왔다. 해당 기업에 집중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 재무 성과 개선와 같은 성과를 가시화했다. 잇단 우수한 회수 성과 덕에 국민연금과 교직원공제회에 우수 운용사로 선정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PI첨단소재다. 글랜우드는 PI첨단소재 인수 후 약 2000억원을 투자해 설비를 증설하고 신규 연구소를 설립했다. 한국유리공업에도 약 1300억원 규모 대규모 설비 투자를 환경·책임·투명경영(ESG) 경영을 강화하고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피유코어에도 약 1000억원의 설비 투자로 울산 폴리올 생산 설비 구축에 나섰다.

이처럼 글랜우드가 인수 이후 인위적 인적 구조조정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한 노력은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포트폴리오 기업 가운데 동양매직은 2015년 ‘고용창출 100대 기업’으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해양에너지는 광주광역시 ‘노사협력대상’, 2019년 ‘지역산업진흥 유공 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LG화학 진단사업부의 경우 2023년 인수 후 직원 수를 약 두배 가까이 늘렸다. IB업계 관계자는 “글랜우드는 단순히 재무적 성과를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내부 구성원과 상생을 중시하는 차별화된 투자철학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