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비트코인 쟁탈전 전환사채 발행해 투자금 마련 비트코인 2만6천개 매입 가능 '트럼프그룹' 등 상장사 126곳 총보유액 888억3천만弗 넘어 기업가치 키우려 전략적 비축
게임스톱이 비트코인 비축 전략을 위해 자금 추가 조달에 나서는 등 전 세계 주요 기업이 비트코인 쟁탈전에 나섰다. 총 발행량이 2100만개로 묶여 있는 비트코인의 희소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보는 기업이 늘어난 것이다.
11일(현지시간) 게임스톱은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17억5000만달러 조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발행에는 일부 기관 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으며 만기는 2032년, 금리는 0%다. 또 게임스톱은 일부 투자자에게 2억5000만달러 규모 전환사채를 추가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기로 했다.
게임스톱이 이번 전환사채 발행에서 자금을 최대로 조달한다면 이전에 모집한 자금 중 아직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하지 않은 금액을 포함해 28억달러를 손에 쥐게 된다.
이를 모두 비트코인 매입에 활용할 경우 게임스톱은 12일 시세(약 10만8351.98달러)를 기준으로 약 2만5841개를 추가로 사들일 수 있다. 이미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과 합하면 게임스톱은 약 3만551개를 보유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비트코인 트레저리에 따르면 비트코인 보유 기업 중 3만551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스트레티지(58만2000개), 마라홀딩스(4만9375개), 21캐피털(3만7230개)뿐이다.
즉 게임스톱은 이번 자금 조달에 성공할 경우 비트코인 보유 기업 4위에 오를 수 있는 실탄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게임스톱은 비트코인 보유 순위 13위에 올라 있다.
단, 이 같은 발표에도 게임스톱은 지분 희석 우려에 애프터 마켓에서 주가가 약 11.24% 급락했다. 게임스톱은 지난달 비트코인 매입 계획을 발표했을 때도 주가가 10% 이상 떨어졌다.
최근 비트코인 매입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사실상 글로벌 기업들 간에 '비트코인 비축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트코인 트레저리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 세계에서 총 126개 상장사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갖고 있는 비트코인은 총 81만9857개(약 888억3313만달러)에 달한다.
이들은 화폐가치 하락 등에 대응하거나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비트코인 비축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이끄는 '트럼프 미디어 앤드 테크놀로지 그룹(TMTG)'도 지난달 비트코인 비축 전략을 위해 주식과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약 30억달러를 조달했다.
비트코인 보유량 3위에 올라 있는 21캐피털도 일본 소프트뱅크,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기업 테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아들인 브랜던 러트닉이 이끄는 캔터 피츠제럴드 등이 비트코인 비축 전략을 활용하기 위해 세운 기업이다.
이 같은 비트코인 비축 전략은 마이클 세일러 회장이 설립한 스트레티지가 열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인 스트레티지는 2020년 8월부터 비트코인을 매입해 왔다. 스트레티지는 2위인 마라홀딩스와 비교해도 10배 이상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전 세계적인 흐름과 달리 한국에선 규제에 가로막혀 가상자산과 관련한 기업 활동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지난 1일부터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해졌지만 매매가 아닌 매도만 가능하다. 또 법인 중에서도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거래소만 참여할 수 있는 상태다.
올 하반기에는 가상자산의 투자·재무 목적 매매가 전문투자자로 등록된 법인에 한해서 시범 허용될 예정이지만 일반 법인에 대한 허용은 요원하다. 실제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전 세계 상장사 중 한국 기업은 단 3곳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