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프린트총괄 "프린터, PC처럼 해킹 취약…최고 보안기술 적용"
폴 그레이시 부사장…"삼성과 장기적인 파트너십 이어질 것""제목을 키워서 출력해줘"…프린터에 AI 접목해 자연어로 명령 가능
조현영
입력 : 2025.06.01 06:00:03
입력 : 2025.06.01 06:00:03

(서울=연합뉴스) 30일 폴 그레이시 HP 부사장 겸 아시아태평양지역 프린트 부문 총괄이 서울 여의도 HP코리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2025.5.30 [HP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프린터도 PC나 노트북처럼 운영체제(OS)와 저장장치를 갖추고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엔드 포인트' 디바이스입니다.
HP가 가진 비전 중 하나는 세계에서 가장 보안이 강력한 프린팅 시스템을 갖추는 것입니다." 폴 그레이시 HP 부사장 겸 아시아태평양지역 프린트 부문 총괄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HP코리아 사무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프린터는 인쇄라는 특수한 목적 때문인지 스마트폰이나 PC와는 다르게 그저 사무실 한켠에 놓여 종이를 출력하는 데 사용하는 '그리 복잡하지 않은 기계' 정도로 여겨진다.
그래서 프린터에 대한 보안이나 해킹 문제에 대해서는 잘 언급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프린터는 컴퓨터 네트워크에 연결돼 데이터를 주고받는 물리적 장치를 의미하는 엔드 포인트 디바이스 중에서도 보안이 취약한 편에 속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16년 데이터 손실 사고를 보고한 설문 응답자의 61% 중 최소 50%가 프린터와 관련된 사고를 하나 이상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린터에 저장된 최근 인쇄 파일이나 스캔 파일에 접근하거나, 하드 디스크에서 데이터를 지우거나, 외부로 문서를 메일링하는 행태가 발견됐다.
폴 부사장은 "'프린터로 인쇄되면 안 되는 문서가 인쇄되면 어쩌지',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해커들이 프린터를 공격하면 어떡하지' 같은 소비자 우려가 있다"며 "HP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네트워크 단 모두에서 양자 수준으로 프린터 제품의 보안을 담보한다"고 말했다.
HP 울프 시큐리티는 대표적인 보안 설루션이다.
이 설루션은 프린터에 고유 암호를 설정하고 프린터가 실행되는 동안 침입자가 악성 코드를 심지 못하도록 보호한다.
PC처럼 프린터 제품에도 보안 관련 품질 보안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폴 부사장은 "프린트 업계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한 업계에서 소프트웨어에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가 주입돼 수백만 달러 규모의 손실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다"며 "위협 양상이 진화하고 있기에 더 높은 수준의 보안 태세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을 계속 고민, 개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보안 강화 정책은 프린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과도 연결된다.
AI에 고객 데이터가 쌓일수록 보안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그레이시 부사장은 "사람들이 AI를 말할 때 보통 프린터를 연상하지는 않지만, HP가 프린터에 AI를 구현한 것을 보면 실용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웹에서 인쇄할 때 텍스트가 잘리거나 원치 않는 광고가 삽입되곤 하는데, 프린터에 적용된 AI는 이런 경우 불필요한 콘텐츠를 감지·제거하고 페이지에 완벽하게 맞도록 형식과 이미지를 자동 조정한다.

[HP 홈페이지 캡처]
자연어 기반 명령도 가능하다.
일상에서 대화하듯 프린터에 "엑셀 시트를 한 페이지로 축약해서 출력해줘" 혹은 "제목을 키워서 출력해줘"라고 요청하면 AI가 명령을 알아듣고 인쇄를 진행한다.
다만 아직 이 기능은 영어로만 지원된다.
이르면 2026년에 한국어도 지원될 예정이다.
한국 시장에 대해 그레이시 부사장은 "새로운 인쇄 기술을 테스트하기 아주 적합하고 고객 피드백을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6년 HP에 프린팅솔루션사업부를 매각한 삼성전자[005930]와 관계에 대해서는 "삼성과는 강력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관계를 이어왔고 이것이 한국 시장의 독특한 점"이라며 "경쟁 업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장기적인 파트너십이 강력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HP 연구개발(R&D) 시설인 'HP R&D 허브'에서 진행하는 연구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기술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이 제공하는 고객 목소리는 한국 시장을 위한 제품 설계에 아주 큰 역할을 한다"며 HP R&D 허브에 대해서는 "전 세계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A3 제품군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그레이시 부사장에게 최근 환경 오염 문제를 인식해 종이 출력물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기업이 늘고 있는데, 이것이 프린터 매출 타격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질문했다.
그레이시 부사장은 "현재도 기업 중 90%는 종이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며 "종이를 아예 사용하지 않는 '페이퍼리스'(Paperless·종이 없는)보다는 덜 사용하는 '레스 페이퍼'(Less paper) 추세로 가는 것으로 보이고, 인쇄 사업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킹 등 공격을 받아 외부로 유출될 우려가 없는 데다 종이만의 특별한 경험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아직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환경 오염 문제를 인식해 HP는 프린터 재료로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고 AI를 활용해 잘못 인쇄되는 출력물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레이시 부사장은 손익 관리, 비즈니스 모델 혁신, 국가별 사업 운영 등 아태지역 프린팅 사업의 핵심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3년간 HP 프린팅 및 퍼스널 시스템 부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호주와 뉴질랜드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30일 폴 그레이시 HP 부사장 겸 아시아태평양지역 프린트 부문 총괄이 서울 여의도 HP코리아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2025.5.30 [HP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hyun0@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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