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매입도 경영전략…1년만에 주가 7800% 쑥"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5.05.30 17:52:20 I 수정 : 2025.05.30 17:55:07
3만5천명 몰린 비트코인2025
비트코인 비축기업 주목받아




◆ 가상자산 투기에서 산업으로 ◆

2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니션 컨벤션센터. 초대형 전시 공간인 이곳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5' 행사는 전시 부스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상자산 관련 채굴, 송금, 카드, 비축 등 다양한 서비스 기업 100여 곳이 세일즈에 한창이었다.

'가상자산 업계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이 행사에는 3만5000명이 몰렸다. 이들 참석자에게 가장 주목받은 곳은 비트코인 비축 기업이었다.

이들이 사용하는 비트코인 비축 전략은 초기엔 투기로 취급받았지만 이젠 어엿한 기업 전략으로 인정받은 모습이었다.

비트코인 비축 기업은 대체로 다른 사업을 영위하던 중 어려움을 겪은 뒤 비트코인 비축 전략을 도입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마이클 세일러 스트레티지 회장이 선구적으로 추진한 '자금 조달 후 비트코인 매입' 전략을 충실히 따르고 있었다.

사이먼 제러비치 메타플래닛 회장은 "비트코인 비축 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비트코인 골드러시'가 시작됐다"며 "비트코인이 너무 비싸지기 전인 5년 안에 최대한 매수해놓아야 한다는 조급함이 비축 기업에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1999년 설립된 메타플래닛은 CD와 레코드 기획·제작 등을 하는 '다이키 사운드 주식회사'가 모체다. 이후 숙박업 등 다양한 사업에 도전했지만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비트코인 비축 전략을 발표하면서 이날까지 주가가 7872% 폭등했다.

헬스케어 기업이던 셈러사이언티픽, 비트코인 채굴에 집중하던 마라톤디지털홀딩스, 라이엇플랫폼스 등도 비트코인 비축 기업으로 참여했다.

셈러사이언티픽은 지난해 5월 29일 비트코인 581개를 매입한 소식을 밝히며 비트코인 비축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달 29일 종가 기준으로 비트코인 비축 전략 도입 전과 비교해 주가가 약 71.87% 올랐다. 셈러사이언티픽은 비트코인 매입 소식을 밝힌 당일에도 주가가 24.36% 급등했다.

에릭 셈러 셈러사이언티픽 회장은 "본업인 헬스케어 사업은 어려워졌지만 회사 주가는 비트코인 효과로 급등했다"며 "작년에 처음 비트코인 비축 전략을 도입한 후 행사에 참여했을 때는 외롭게 목소리를 내는 느낌이었지만 올해 와보니 모두가 이 전략을 따라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도 채굴한 비트코인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유상증자,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다.

비트코인트레저리에 따르면 마라톤디지털홀딩스, 라이엇플랫폼스는 비트코인 보유량 순위에서 각각 2위(4만8137개), 4위(1만9211개)에 올라 있다.

[라스베이거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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