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피든 세제 혜택이든 다 좋다”…대선 사전투표 첫날, 증권株 급등

오대석 기자(ods1@mk.co.kr), 정재원 기자(jeong.jaewon@mk.co.kr)

입력 : 2025.05.29 23:46:07 I 수정 : 2025.05.30 09:37:51
이재명 사전투표날 오천피 또 강조
김문수도 장기투자 세제 혜택 언급

대선 후 공격적 부양책 기대감 커져
증권주에 매수 몰리며 52주 신고가


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천피(코스피 5000)’를 재차 강조하면서 국내 증권 시장에 상장된 증권사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공격적인 증시 부양에 따른 실적 수혜 기대감이 커지면서 증권주에 대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전일 대비 23.21% 오른 1만65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상한가인 1만747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날 증시 사내 디지털자산솔루션팀을 재정비해 전담 조직을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주가 상승에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상인증권은 장 초반 전일 대비 29.98% 올라 상한가(685원)로 직행한 뒤 그대로 거래를 마쳤다.

두 증권사를 필두로 유진투자증권(16.58%), DB증권(10.12%), LS증권(10.05%), 대신증권(9.47%), 한국금융지주(9.06%)를 포함한 21개 상장 증권사 주식 전체가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상상인증권, DB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유화증권 등은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증권가에서는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이날부터 시작되고, 다음달 3일 본투표도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 후보들의 잇따른 증시 부양 발언이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향상을 위해 자사주를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이익 환원을 제도화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배당소득세 분리과세와 세율 인하, 장기투자자 세제 혜택 등을 공약했다.

특히 이날 증권주 급등에는 이 후보가 ‘코스피 5000’ 공약 달성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수혜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전날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 윤태준 소장과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날에도 “1400만 개미와 함께, 5200만 국민과 함께 ‘코스피 5000’이란 새로운 희망을 실현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제대로 된 산업정책은 전무해 주가는 오르지 않았고 미국 증시로 탈출하기 바빴다”며 “산업구조의 대대적 개편으로 공정한 시장 질서를 수립하고,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옭아맸던 주식 시장에 ‘코스피 5000’이라는 새로운 희망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를 찾아 금융기관 실무 종사자들에게 코스피 5000 시대를 열 수 있는 방안을 물었다. 교보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신영자산운용, VIP자산운용 등이 행사에 참석했다.

민주당 선대위에서 코스피5000시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의원은 “주변에서 코스피 5000이 실현 가능성 있냐고 많이들 질문한다”며 “다른 국가 자본 시장의 성장 속도를 비교해 봤을 때 우리는 왜 3000도 넘지 못하나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반문했다.

그는 선진국 시장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3.4배, 신흥국 시장의 평균 PBR이 1.8배인 데 반해 국내 시장은 0.8~0.9배 수준이라며 “청산가치가 주가보다 높은, 비정상적으로 저평가된 자본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행사에 참석한 금융기관 실무자들은 국내 주식 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예리 교보증권 WM영업부 차장은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은 기업들의 반발에 직면할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본다”며 “자사주 최대 보유 한도를 지정해 기업이 일정 비율 이상 쌓아둔 자사주를 매각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영수 VIP자산운용 부사장은 “현 체제에서는 코스피 상승을 위한 아이디어를 정부에 제시하려 해도 기획재정부, 법무부, 보건복지부 등 부처별 소관이 달라서 논의가 어렵다”며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이는 특별위원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금융기관 종사자들은 시장 유동성 확대, 절세계좌 세제 혜택 강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혁신기업 육성, 공모주 시장 침체 개선 등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세제 혜택 문제의 경우 현 단계에서 섣불리 수치를 제시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병욱 민주당 금융·자본시장위원회 위원장은 “무위험 은행이자 수익으로 2000만원 내는 것과, 위험을 끌어안고 주식에 투자해 2000만원 수익을 내는 건 다르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저PBR 테마로 금융지주·은행주·증권주 투심이 개선된 것에 대해선 “저PBR주에 대한 시장 기대감은 항상 있어야 마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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