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급등 … 1.82% 하락 마감 삼바 최대주주 삼성물산도 내려 트럼프 약가인하 압박 경계감
◆ 진격의 삼성 ◆
인적분할을 향한 기대감으로 상승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 주가가 개편안이 베일을 벗자 오히려 하락했다.
인적분할의 구조는 공개됐지만 현물출자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지 않았고,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서 미국의 약가 인하와 관세 우려 같은 경계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보다 1.82% 하락한 10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적분할 소문이 퍼진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7.11%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이날 오전 9시 30분에 거래가 재개된 직후 주가가 8%대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적분할 설명회가 마무리되자 곧바로 주가가 하락 전환해 내림세로 마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로 수혜주로 지목된 삼성물산 역시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0.36% 하락했다. 전날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던 삼성물산은 이날 오전 8%대 상승률을 보였으나 점차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결국 주가가 꺾였다.
증시 전반의 조정 국면에서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이 부각되며 주가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주주 간 이해관계가 복잡한 기업 분할의 결과를 예상하기 힘든 상황에서, 삼성에피스홀딩스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실사 결과 등 불확실성으로 시장이 눈길을 돌리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가 인하 행정명령과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의 영향권에 있는 만큼, 재상장 이후 삼성에피스홀딩스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만 이번 인적분할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성장성 등의 가치가 변하지 않기에 증권가에서 주가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22일 증시가 그동안의 상승에 따른 조정 압력이 강한 분위기였기에 인적분할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면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성과 기업 경쟁력은 변함없기에 인적분할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막연한 인적분할 발표로 이번 결정이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재편 수순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어디까지나 사업 경쟁력 제고 목적의 분할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큰 폭으로 뛴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부진한 상황을 이용해 지배력 강화를 꾀하기 좋다"며 "30%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지분만 현물출자하더라도 지배력에 지장이 없기에 삼성물산 지분을 매각해 삼성전자를 사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