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KB금융그룹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실전에 투입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데 사활을 걸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전면에 나서 기술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양 회장은 최근 AI 기술 활성화를 주제로 내부 부서장 회의를 갖고 “AI를 외부에서 구입해(buy) 쓰려고 하지 말고, 일하는 실전 인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채용하라(employ)”고 지시했다.

단순히 현재 업무를 보조하는 차원에서 AI 기술을 바라보지 말고, 실제 사람이 하는 일을 맡길 수 있는 인적 자원으로 만들어 조직에 수혈하자는 것이다.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AI를 실전 인재로 만들 수 없다면 생존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KB금융 내부에서는 2023년 말 취임과 동시에 AI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을 서둘렀던 양 회장이 그동안 성과를 냉정히 평가하고 앞으로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AI 전환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는 편이다. 20일 금융그룹 계열사가 공동으로 쓸 수 있는 생성형 AI 플랫폼을 내놨다. 직원들이 코딩 작업을 하지 않고도 업무 보고서를 쓰는데 필요한 자료를 검색, 요약할 수 있게 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거나 고객 상담 콘텐츠를 분석하는 일도 AI가 대신하게 됐다.

지난달 말에는 금융권 최초로 직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만들었다. 종전 생성형 AI가 텍스트나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간단한 질문에 답변하는데 그쳤다면 AI 에이전트는 복잡한 언어를 이해할 수 있도록 진화했다.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다음 작업 단계까지 제안할 수 있도록 설계돼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었다.

KB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는 ‘AI를 채용한다’는 개념에서 개발한 플랫폼을 직원들에게 안착시키고, AI가 직접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 강화 작업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