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돈 다 어디로”…고전 면치 못하는 저축은행, 수신잔액 100조 깨졌다

한상헌 기자(aries@mk.co.kr)

입력 : 2025.05.19 10:22:42 I 수정 : 2025.05.19 10:38:15
8개월 만에 다시 90조원대
대출 힘들어져 수신금리 하락
특판 상품으로 고객 유인나서


저축은행에서 예금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AI가 그린 이미지 <사진=챗GPT·달리3>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8개월 만에 다시 1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저축은행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인한 대출 영업을 자제하면서 높은 금리 상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신 잔고가 줄어들자 일부 저축은행은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올리거나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유인에 나섰다.

1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99조5873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7월(99조9128억원) 이후 8개월 만에 다시 100조원을 밑돌았다.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해 10월 103조원을 기록한 뒤 작년 1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고금리 상품이 인기를 끌었던 2022년 말 120조원을 돌파했던 것을 감안하면 20조원이 넘게 줄어든 것이다.

저축은행 예금의 금리 수준은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크게 높지 않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평균 금리는 연 2.96%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2.55~2.65%로 나타나는데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금융소비자들이 저축은행 예·적금에 가입해야 할 유인이 떨어지는 셈이다.

저축은행이 그동안 높은 금리를 제공할 수 없었던 것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로 대출을 확대하거나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여신 잔액도 올해 3월 기준 96조5800억원으로 작년 5월 100조원이 붕괴된 뒤 감소하는 흐름이다.

더케이저축은행이 스승의 날을 맞아 교직원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2025 e-쌤플러스 정기적금’과 ‘2025 e-쌤플러스 정기예금’ 특판 상품을 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더케이저축은행>
일부 저축은행에서 최근 수신고 방어 등을 위해 예금 금리를 높이거나 특판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2일 정기예금 금리를 연 2.8%에서 3%로 0.2%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15일 9개월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연 3.10%에서 3.15%로 올렸다. 예가람저축은행은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연 2.75%로 0.20%포인트 인상했고, ‘E-RUN 급여 파킹통장’ 상품의 경우 금리를 2.60%에서 3.10%로 0.50%포인트 올렸다.

더케이저축은행은 최근 스승의 날을 맞아 교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연 3.6% 금리를 받을 수 있는 ‘2025 e-쌤플러스 정기예금’ 상품을 선보였다. 또한, 연 4.5%의 금리를 제공하는 12개월 만기 정기적금 특판 상품도 출시했다. 조은저축은행도 연 3.2% 금리의 특판 한도 정기예금을 이달 출시해 한정 기간 선보이고 했다.

예금자보호 범위가 확대되는 것도 저축은행업권에선 주목하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전 금융권 예금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늘어날 경우 조금이라도 높은 금리를 받기 위한 고객들이 제2금융권으로 ‘자금 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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