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면 주택연금 손해라고 하던데…“No, 차액은 자녀에게” [주택연금 가이드]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5.05.18 06:51:01
집값 떨어져 연금 총액이 더 높아져도 ‘국가가 책임’
韓 주택연금, 다른 국가 대비 조건 좋은편


주택연금 가입 조건 <주택금융공사>


월소득 없는 고령층이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현금흐름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 들어는 보셨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가입을 꺼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이유가 ‘받을 연금보다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아서’, ‘온전하게 자녀에게 주택을 상속하고 싶어서’ 인데요. 최근 한국은행이 이같은 우려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받는 연금보다 집값이 더 오르면 어떡하죠?”... 차액은 자녀에게 돌아갑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10월 전국 55세~79세 주택보유자 38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실제 가입을 꺼리는 이유’ 1위로 ‘받는 연금 총액이 집값 대비 손해일 것 같아서’가 꼽혔습니다. 총 18.2%의 응답자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습니다. 주택 가격이 상승한다고 해서 가입자가 받는 연금액이 오르진 않지만, 나중에 가입자 부부가 모두 사망하고 나면 주택의 남은 가치가 자녀에게 상속되기 때문입니다.

주택연금 기피 사유별 비율 <한국은행>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금 주택연금은 ‘가입 시점’의 주택 가격에 의해 월지급액이 정해지며, 가입 이후 주택가격이 크게 오르더라도 월 지급액은 변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집값 상승분만큼 자녀에게 상속되는 금액(지급된 연금액을 초과하는 주택가치)이 크게 늘어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가입자 부부 사망 뒤 주택의 잔존 가치는 어떻게 자녀에게 상속될까요?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자녀들은 가입자(부모)가 사망전까지 받은 연금액・연금액에 붙는 이자・가입비・연보증료를 상환하면 주택을 상속받을 수 있습니다(이자에 대한 설명은 뒤에 나옵니다). 다만 자녀들이 집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6개월 이 모든 금액을 갚아야 합니다. 만약 갚지 못한다면 주택은 경・공매에 붙여지고, 매각된 금액에서 위 항목을 제하고 남은 금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매각된 금액보다 내야할 돈이 많다면 어떻게 될까요? 돈을 뱉어내야 하는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국가가 책임지게 됩니다. 향후 주택 가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경우 주택연금이 유리할 수 있는 근거입니다.

자녀들이 갚아야 할 ‘6개월’이란 시간이 너무 짧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연금액이 주택 가치에 비례해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도 불만으로 제기됩니다. 이에 한은은 6개월을 3년으로 늘리고, 주택가치에 비례해 연금액도 오를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韓 주택연금, 선진국 대비 조건 좋은 편…가입한 사람이 안한 사람보다 만족”
한은은 한국 주택연금의 금리 수수료 체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나쁘지 않다고도 분석했습니다. 그 근거는 ‘금리 수준’입니다.

‘연금인데 무슨 금리?’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습니다. 주택연금은 ‘연금’이라는 이름 때문에 헷갈릴 수 있지만 사실 ‘대출’ 상품입니다. 일반 대출과 다른 점은 일시금이 아니라 월 연금으로, 죽을 때까지 받는다는 점입니다(일부를 일시금을 떼 놓을 수 있는 방식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연금총액이 주택가치를 넘어서도 지급이 계속된다는 점과, 연금 총액이 주택 가치보다 낮아도 차액이 상속된다는 점입니다. 하방 리스크는 막혀있고, 상방은 열려있는 셈입니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기에 ‘이자’라는 비용도 발생하는데요, 이자는 연금액에 매월 곱해서 복리로 계산됩니다. 이 이자는 2025년5월16일 현재 4.3% 수준입니다.

한은은 이 금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하다고 봤습니다. 각 나라가 국채 10년물 대비 주택연금 금리에 얼마큼의 ‘스프레드’를 두고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입니다. 한국의 경우 스프레드가 1.16%였는데 미국은 1.56~2.34%, 영국은 1.03~4.03%, 호주는 3.35~5.15%를 매기고 있었습니다.

주택연금을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가입한 사람들이 조금 더 ‘경제적인 효용’을 느낀다고도 분석됐습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입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가입을 한 사람들이 최소 7%에서 30%가지 경제적인 효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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