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충격에…외국인 투자유치, 전쟁통 러시아에도 밀렸다

작년 4분기 상위 30개국 중 23위…1년 전보다 아홉 계단↓작년 외국인 국내 투자 13→17위, 내국인 해외 투자 13→10위…구조적 뷸균형 흐름
한지훈

입력 : 2025.05.18 06:09:00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우리나라의 외국인 투자 유치 규모가 지난해 경제 규모 30위권 국가 중 17위로 불과 1년 만에 네 계단 내려앉았다.

반대로 우리 국민과 기업의 해외 투자 규모는 10위로 순위가 세 계단 올랐다.

이 같은 자본 유출입 불균형은 구조적인 흐름으로 자리 잡아 국내 경제 활력을 저하하고 산업 성장 기반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는 371억8천400만달러로, 전년보다 33.8% 급감했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집행한 '직접 투자'와 주식, 부채성 증권 등 '중권 투자'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이를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상 국가별 수치와 비교하면, 경제 규모 30위권 국가 중 한국의 외국인 투자 유치는 2022년 14위에서 2023년 13위로 올랐으나 지난해 17위로 떨어졌다.

2023년만 해도 한국에 뒤졌던 사우디아라비아, 폴란드,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이 지난해에는 한국을 앞질러 더 많은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프랑스, 독일이 부동의 1~3위를 차지했고, 캐나다,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스페인, 브라질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특히 지난해 4분기만 보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1억7천800만달러 줄어 분기 기준으로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분기(-4억5천900만달러)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초 비상계엄 사태로 경제 심리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외국인들이 투자를 유보하거나 철회한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순위는 23위로 전 분기(19위)보다 네 계단, 전년 동기(14위)보다 무려 아홉 계단 추락했다.

이렇게 20위 밖으로 밀린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IMF 구제 금융을 받는 아르헨티나(-1억8천700만달러)나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7억8천600만달러)보다도 못한 성적이었다.

반면, 지난해 우리 국민과 기업의 해외 투자 규모는 1천208억3천800만달러로, 전년보다 55.7% 급증해 대조를 보였다.

해외 투자 중 직접 투자가 2023년 321억7천200만달러에서 지난해 485억8천900만달러로 51.0%, 증권 투자가 454억2천400만달러에서 722억4천900만달러로 59.1% 각각 증가했다.

국내 기업들이 외국 현지 공장을 증·신설하는 동시에 이른바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 등 외국 자산을 적극적으로 사들인 결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국 순위는 2023년 13위에서 지난해 10위로 높아졌다.

미국, 중국, 독일, 프랑스, 일본, 영국, 캐나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 이어 상위권에 들었다.

올해 1분기 한국의 내국인 해외 투자는 462억4천800만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2021년 4분기(476억3천100만달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IMF가 주요국의 1분기 수치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한국의 글로벌 순위가 더 올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경제 규모 30위권 국가의 내외국인 투자 동향(단위:백만달러)
※ 한국은행·국제통화기금(IMF) 자료.
구분내국인 해외 투자외국인 국내 투자
2023년2024년2023년2024년
미국535,647740,1241,579,8621,818,265
프랑스221,638308,120340,564337,311
독일270,291318,675242,581251,772
캐나다128,448166,28866,389202,731
이탈리아87,713135,229126,259202,309
호주76,975112,84785,818181,502
영국342,562178,814111,357155,926
스페인86,829150,444108,335128,208
브라질29,66030,92476,25580,816
사우디아라비아84,90973,62948,43560,018
멕시코5,63326,69824,25450,267
인도14,31223,81159,53848,466
중국303,752386,46171,60645,135
벨기에11,26340,56242,44544,220
폴란드29,23922,18744,22644,211
오스트리아31,29318,61941,16844,182
한국77,596120,83856,17737,184
인도네시아10,02313,14926,64835,879
튀르키예7,84416,12818,19032,469
스웨덴52,78494,30933,56229,891
노르웨이111,36498,42722,19720,164
이스라엘16,40530,1235,05318,835
나이지리아5067308,33914,430
아르헨티나4,1676,57119,6518,270
태국17,01425,113-3,8737,566
네덜란드-271,27182,542-299,544-7,117
러시아6,434-7,642-19,250-15,962
일본324,014222,155-47,695-61,716
스위스46,770-27,795-95,589-156,698
아일랜드191,128자료 없음70,419자료 없음
이집트800자료 없음9,341자료 없음
hanjh@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5.18 10:14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