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구겐하임상 김아영 작가 "AI 발달로 예술 본질적 변화할 것"
"현대미술도 사진 발명으로 태동…AI 단독창작물 예술로 보긴 한계"한국인 첫 수상…구겐하임 큐레이터 "金, 기술활용해 이해·시각 확장"
이지헌
입력 : 2025.05.12 01:00:01
입력 : 2025.05.12 01:00:01

[LG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제3회 'LG 구겐하임 어워드'를 수상한 김아영(46) 미디어아트 작가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인해 예술의 속성이 본질적으로 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작가는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식이 열린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AI 발전에 따른 예술의 변화에 대해 이처럼 견해를 밝혔다.
김 작가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사진이 발명됐을 때 이전까지 재현의 역할을 짊어지고 있던 그림과 조각이 기능을 상실한 채 긴 암흑에 빠진 시기가 있었지만, 그 이후 비로소 현대미술이 태동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사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현대미술이 모사가 아닌 작가의 예술적인 자율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던 것처럼 생성형 AI의 발전이 유사한 방식의 변혁을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다만, 김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생성형 AI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 과연 예술적 가치를 지니느냐는 질문에는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AI가 창작을 돕는 훌륭한 도구일 수는 있지만 예술의 가장 근본적인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작가의 의도와 창작 과정에 수반되는 고통, 작가의 내면에서 나오는 깊이 있는 사유들이 결여됐다"며 "AI 혼자 만든 창작물을 예술로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아트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올해 수상자 선정을 위해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AI로 생성한 아주 뛰어난 퀄리티의 출품작이 많았지만 결국 작품은 그 유려함만으로 평가되는 게 아니라 작품이 가진 사유의 깊이가 중요하게 고려될 수밖에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LG와 구겐하임 미술관이 맺은 'LG 구겐하임 아트&테크 파트너십'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기술을 활용해 창의성 영역에서 혁신을 이끈 수상자에게 주어진다.
한국인 작가가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김 작가가 처음이다.
심사단으로 활동한 구겐하임 미술관의 노암 시걸 아트&테크 큐레이터는 "다양한 기술을 융합하는 방식은 김아영 작가 기법의 가장 중심적인 부분"이라며 "그녀는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기술을 통해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와 시각을 확장시켜준다"라고 평가했다.

(뉴욕=연합뉴스) 제3회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자인 김아영 작가(가운데)가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왼쪽부터).사진 왼쪽은 구겐하임미술관의 노암 시걸 LG전자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 오른쪽은 LG 브랜드담당 박설희 수석전문위원.2025.5.11 [LG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김아영 작가는 AI와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미디어 아트 작업을 해오고 있다.
대표작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는 코로나19 팬데믹 경험에서 출발한 영상 작업으로, 미래도시를 달리는 여성 라이더(배달기사)들의 이야기를 AI 기술로 담아냈다.
김 작가는 일찌감치 한국 미술계에서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았다.
2015년 베네치아 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미술 부문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았다.
최근 몇년간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상을 받았다.
2023년에는 영상 작품 '딜리버리 댄서의 구'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대 미디어아트 상인 '프리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에서 최고상인 골든 니카상을 받았다.
이어 지난해에는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제정한 'ACC 미래상'의 첫 수상자가 됐다.
올해 LG 구겐하임 어워드 수상식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젊은예술후원자협회(YCC) 소속 예술가와 후원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LG는 김 작가의 대표작 '딜리버리 댄서' 시리즈의 장면을 담은 수상 축하 영상을 25일까지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LG 전광판에 상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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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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