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경제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와 현대차가 ‘깜짝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됐다.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한 우려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증권사 3곳(미래에셋·신영·BNK투자증권)이 SK하이닉스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췄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27만7000원에서 24만4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신영증권은 기존 28만원에서 26만원으로, BNK투자증권은 기존 31만원에서 25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달성했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7조4405억원, 매출액이 17조639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157.8%, 41.9% 증가한 수치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관세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무역전쟁이 한창인 데다 하반기 HBM 경쟁사의 진입 가능성, 관세 영향까지 본격화될 경우 수요의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품목별 관세가 시행된다고 가정하면 스마트폰, 노트북 등 주요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은 하반기 물량을 2분기로 앞당겨 선주문할 가능성 높다”며 “이에 따라 2분기 실적은 연간 기준으로 고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으며 3분기와 4분기에는 수요 조정에 따른 실적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분쟁과 상호관세 부과는 결국 최종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라며 “클라우드서비스 업체들의 인공지능(AI) 투자도 둔화되는 추세여서 내년 HBM 수요도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목표주가도 낮아지고 있다. 이날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36만원→32만원), 신한투자증권(27만원→25만원), 하나증권(28만원→25만원), IBK투자증권(33만원→26만원), DB증권(33만원→29만원), DS투자증권(34만원→27만원) 등 6곳이다.

전날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조6336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 증가했다고 지난 2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4조478억원으로 9.2% 증가했다.

목표주가가 일제히 하향 조정된 건 현대차 역시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 품목관세를 부과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올해 2분기부터 관세 영향권에 들며 하반기부터 실적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정책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하는 시장 참여자들의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며 “총주주수익률(TSR) 35%와 높은 배당수익률은 주가 하방을 지지해주지만, 상승 동력은 결국 관세 리스크 경감 여부”라고 강조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부과로 인한 총 비용을 자체적으로 감당할 경우, 분기 약 1조6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반영된다”며 “6월부터 판가 인상과 현지생산 대체 효과를 감안하면 2분기에 약 1조원의 가장 큰 관세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