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활동 줄이고 5월 컴백 발언에 주가 급등 1분기 주당순이익 0.27달러 시장전망치보다 35% 밑돌아 판매 부진에 가격인하 악순환 '정치 부업' 집중했던 머스크 "테슬라에 많은 시간 쓸것" 로보택시 6월 시범운영 낙관 韓 2차전지주도 일제히 들썩
테슬라가 어닝 쇼크에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정치 외도를 마치고 복귀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전날보다 10% 비싸게 거래됐다. 테슬라는 지난 1월 실적 발표에서도 어닝 쇼크를 무시하고 다음 날 본장에서 상승한 바 있다.
22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뉴욕증시 본장에서 전날보다 4.6% 상승한 237.97달러에 마감했다. 본장 마감 후 테슬라의 '역대급 어닝 쇼크'가 드러났지만, 애프터마켓 주가는 오히려 이날 종가보다 5.39% 올랐다. 테슬라는 250.8달러로 애프터마켓을 마쳐, 전날 종가보다 10.24% 높게 거래됐다. 이로써 6개월 최저가 수준이었던 테슬라 주가가 바닥을 탈출하게 됐다.
테슬라가 이날 발표한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0.27달러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42달러를 35% 밑돌았다. 테슬라는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EPS와 전문가들의 예상치가 35% 이상 벌어졌던 적이 없다.
1분기 매출은 193억4000만달러(약 27조원)를 기록해 컨센서스를 9% 밑돌았다. 특히 전기차 판매 부문 매출이 20%나 급감했다. 이날 발표된 테슬라의 1분기 EPS와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40%, 9% 감소했다.
이어지는 콘퍼런스콜에서는 머스크 CEO가 주가에 호재가 될 만한 발언을 쏟아냈다. 머스크는 22일(현지시간) "정부 내에서 DOGE의 주된 작업이 대부분 끝났다"며 "5월부터는 그 작업에 할애하는 시간이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달부터는 훨씬 많은 시간을 테슬라에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오는 6월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시범운영을 계획대로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로보택시는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 기술로만 동작하는 차량 호출 서비스로, 현재는 구글의 웨이모가 미국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또 머스크는 올해 안에 '많은 도시에서' 지원하는 무감독 완전자율주행(Unsupervised FSD) 소프트웨어를 미국의 테슬라 차주들에게 배포하겠다고 전했다. 발언이 현실화된다면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현행 2단계 자율주행(부분 자동화)에서 4단계 자율주행(고도 자동화)으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이어 그는 '모델 Y' 기반의 저가형 전기차도 곧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판매량 저하로 이어졌다는 의견에 대해 "자동차 판매 부진은 경제적 불확실성에 의한 것"이라며 "테슬라에 대한 어떠한 자동차 수요 감소도 보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실적 발표 이후 전기차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되며 국내 증시에서도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5.12%)·삼성SDI(7.16%)·SK이노베이션(3.91%) 등의 종목이,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6.98%)·에코프로(4.97%)·엔켐(10.01%) 등의 종목이 전일 종가 대비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상승세의 배경에는 테슬라가 배터리 공급처를 다변화하면서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바브 타네자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에너지 사업에 이용되는 배터리 셀 대부분이 중국에서 공급되고 있어 관세 피해가 과도하다"며 "미국 내 셀 생산으로는 사업 일부만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