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약세에 CB 전환가액 줄줄이 하향…풋옵션 부담 쑥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입력 : 2025.04.16 16:32:36 I 수정 : 2025.04.16 16:36:36
입력 : 2025.04.16 16:32:36 I 수정 : 2025.04.16 16:36:36

코스닥 시장 약세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이 발행한 전환사채(CB) 전환가액 조정이 잇따르고 있다.
주가 부진으로 투자자들이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져 발행 기업 입장에서는 조기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브이첨단소재는 지난 14일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을 기존 2246원에서 1797원으로 낮췄다. 코스닥 시장 침체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기준 가격 역시 하향 조정된 것이다.
해당 전환사채를 발행했던 지난해 11월 이브이첨단소재 주가는 1950원 수준이었지만 현재 주가는 1440원으로 떨어져있다.
이 외에도 선바이오, HLB생명과학, 셀루메드 등 다수의 코스닥 상장사가 최근 CB 전환가액을 줄줄이 낮춘 바 있다. 코스닥 지수는 1년 전까지만 해도 900선에서 등락했지만 현재 700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CB는 발행 기업의 주가가 전환가액을 웃돌 경우 투자자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얻는 구조다. 반면 주가가 하락하면 투자자는 풋옵션을 행사해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을 수 있다.
CB 같은 메자닌(주식연계사채)은 중·소형사들의 대안적 자금 조달 수단으로 자주 쓰인다.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라도 전환권 옵션을 부여함으로써 일반 회사채보다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유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CB의 전환가액이 낮아지면 투자자 입장에선 주식 전환 시점의 손익분기점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잠재적 이점이 있다.
다만 최근처럼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는 전환 매력이 떨어져 오히려 풋옵션 행사로 원금을 회수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실제로 반도체 공정 장비 제조사 저스템은 상장 후 처음 발행한 전환사채의 첫 조기상환 시기에 투자자 70%가 풋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3년 5월 150억원 규모로 CB를 발행한 저스템은 조기상환 물량인 105억원을 현금으로 상환해야 한다. 조달한 자금을 장기적으로 활용하려던 기업 입장에선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B는 소형주들이 자금조달 수단으로 많이 활용하는 방식이지만 최근처럼 시장이 부진할 땐 오히려 재무적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환가액 조정이 이어지면 후속 풋옵션 행사 가능성도 함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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