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對美 지구전 돌입…美동맹들에 위험 분산 압박할 것"
러셀 前국무차관보, 관세전쟁 분석…"中, 더 오래 버티려는 기조"
조준형
입력 : 2025.04.12 01:39:25
입력 : 2025.04.12 01:39:25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송상호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對)중국 관세전쟁에 맞서 '지구전'에 돌입했으며,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에 대중국 접근을 선택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전직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가 전망했다.
대니얼 러셀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보내온 논평에서 "중국이 대미 관세율을 125%로 올리면서 향후 미국의 추가적 관세 인상은 '무시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무역전쟁에서 승리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미국보다 더 오래 버티겠다는 것이며, 트럼프보다 더 영리하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무부에서 한반도를 담당하는 동아태 차관보 출신인 러셀 부회장은 "중국의 목표는 경제에서 (미중 관세 전쟁의 충격을 흡수할) 완충장치를 만들고,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미국의 동맹국들에 '헤지'(hedge·위험분산) 압력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맹국들에 대한 '헤지' 압력은 결국 미국발 관세로 타격을 보게 된 한국과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과의 무역 강화 및 관계 개선 쪽으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려고 하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러셀 부회장은 "시 주석의 (내주) 동남아시아 순방은 미국이 파트너 국가들을 맹비난하고 소외시키는 동안 중국의 타국과의 경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러셀 부회장은 또 시 주석의 대응에 대해 "물러서지 않지만 파국을 만들지도 않고 있다"면서 "그는 트럼프의 관세 공세가 미국 시장의 반응에 따른 무게 아래 무너질 것이라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행동은 중국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안정적이고 규칙을 준수하는 파트너임을 내세울 수 있도록 만든다"고 부연했다.
또 "중국은 대칭적인 보복 관세에서 벗어남으로써 트럼프와의 주고받기식 갈등 고조 게임을 끝내고 장기적인 전략적 우위를 노리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출신인 웬디 커틀러 ASPI 부회장은 "중국은 장기적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서 "중국은 또한 관세 보복의 종착역에 도달했음을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커틀러 부회장은 "미국이 중국의 대미 관세율 인상(84→125%)에 추가 조치로 대응할 경우, (중국의) 무기고에 쓸 수 있는 다른 많은 도구가 있다는 신호인지도 모른다"고 해석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현재 미국이 중국산에 145%, 중국이 미국산에 125%의 관세율을 각각 적용하게 된 상황은 "두 최대 경제대국 간 상품 교역이 사실상 중단"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관세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는 미지수이나 언젠가는 미국과 중국 모두 다시 소통하면서 이 악화하는 상황을 관리할 필요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중국 이외의 70여개 무역국에 대한 상호관세 적용을 90일 유예하는 동시에 대중국 관세율을 145%까지 올렸다.
중국은 10일 미국영화 수입 제한령을 발표함으로써 '정면충돌'은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으나 11일 대미 관세율을 125%로 추가 인상하는 한편 미국의 추가적 관세 인상이 있더라도 무시하겠다고 밝혔다.
jhc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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