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별 투자전략 각양각색 4대그룹은 수천억원 들여 로봇기업 인수해 시장 장악 두산·한화 등 외부자본 유치
글로벌 로봇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전자 등 4대 그룹은 막대한 현금력을 바탕으로 직접 로봇 기업을 인수하며 시장 장악에 나섰다.
반면 두산, 한화, HD현대 등 기타 그룹은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해 점진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며 특화된 영역을 개척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4대 그룹은 그룹별로 수천억~1조원을 들여 로봇회사를 인수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 1조원 이상을 들여 2029년까지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60%로 늘릴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도 1조원을 들여 2020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확보했다.
LG전자는 3500억원을 들여 베어로보틱스 지분 51%를 확보했으며, SK온 미국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도 지난 1일 367억원을 들여 유일로보틱스 2대 주주(13.4%)가 됐다.
SK배터리아메리카는 5년 내 유일로보틱스 지분 23%를 주당 2만8000원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해 향후 최대주주 전환 가능성도 보여줬다. 특히 삼성, SK, 현대차는 궁극적으로 '이족보행 로봇', 즉 사실상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봇산업의 최종 진화 단계로 평가받는 이족보행 로봇은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산업 전반에서 혁신을 이끌 전망이다. LG전자는 로봇 부품 및 제조 역량 강화에 집중하면서 차별화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반면 두산, 한화, HD현대 등은 외부 자본을 유치해 로봇산업을 키우는 전략을 썼거나 쓸 방침이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로봇팔) 시장에서 세계 5위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2021년 12월 프랙시스 및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4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2023년 10월 상장을 통해 4212억원을 조달했다.
HD현대와 한화 역시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두산 모델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이족보행 로봇보다는 협동로봇 시장을 공략하면서 프리IPO 등 외부 투자 유치 전략을 활용해 재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HD현대로보틱스는 프리IPO로 2500억원을, 한화 역시 초기 투자금으로 500억~1000억원 모집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산업은 △제조용 로봇(연간 약 54만대) △전문 서비스용 로봇(연간 약 20만대) △소비자용 로봇(연간 약 412만대)으로 나뉜다. 이 중에서도 협동로봇 시장은 성장률이 가장 높은 분야 중 하나다. 인간과 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된 협동로봇은 제조 공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현재 연간 약 5만7000대가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협동로봇과 AI 로봇의 결합이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