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맞으면 25%+α…자동차·철강 등 韓기업들 초비상
'대미 투자' 현대차그룹 기대·우려 교차…철강도 관세 중과 위기반도체, 대미수출 적지만 예의주시…'加·멕 공장' 배터리·가전 고심
홍규빈
입력 : 2025.03.30 07:02:05
입력 : 2025.03.30 07:02:05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한 27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에 세워져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에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오는 4월 3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2025.3.27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김아람 한지은 홍규빈 기자 =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가 사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산업계에 전운이 감돈다.
이미 품목별 관세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철강 업계는 관세율이 '25%+α'로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 더욱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배터리 등 업계도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인한 직간접 타격을 우려하며 현지 생산 확대를 포함한 피해 최소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2025.3.27 [현대자동차·기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현대차그룹 대미투자, 관세완화 도움 될까 국내 차업계는 최근 공식화된 외국산 자동차 25% 관세율에 더해 상호관세가 추가로 얹어질 경우 경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101만5천5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향후 현지 캐파를 최대한 끌어올리더라도 50만∼70만대는 관세 영향권에 남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관세율 20∼25%만으로도 현대차그룹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상황이었다.
S&P 글로벌은 관세 20% 부과 시 현대차·기아 영업이익이 최대 19%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멕시코·한국 수입차에 관세 25%가 부과되면 현대차·기아 EBIT(영업이익)가 34% 축소될 것으로 추산했다.
일단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대미 투자 등 개별 기업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다했다는 인식 속에서 상호관세 진행 추이를 지켜보는 분위기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 산업·에너지 분야에 총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진출한 이래 투자했던 205억달러(30조원)를 넘는 대규모 투자인 데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에 호응했다는 의미가 있었다.
이를 두고 상호관세율을 낮추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속단할 수 없다는 신중론이 교차한다.
업계 관계자는 "분명 고무적이고 기대해볼 만한 부분이 있다.
(상호관세) 협상 카드로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개별 기업의 노력을 어느 정도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결국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3월 12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1일 인천 한 제철 공장에 철근이 쌓여있다.2025.3.11 dwise@yna.co.kr
◇ 철강도 관세 중과 우려 가장 먼저 품목별 관세 25% 관세를 맞았던 철강 업계도 추가로 상호관세가 부과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현지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대형 제철소를 새로 짓는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철강 제품에도 관세가 부과되면서 미국의 현대차 공장 등에 납품하는 철강재에 대한 관세 부담을 줄이고 미국 거래선에 안정적으로 철강을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려는 조치다.
포스코 역시 미국에 '상공정' 분야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상공정은 고로나 전기로를 통해 철광석을 녹여 반제품을 만드는 공정을 말한다.
아울러 트럼프 신정부가 드라이브를 거는 조선 및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 사업 등에서 한국이 최우선 파트너로 거론되면서 철강재 수출 등 신사업 기회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2025.2.14 [삼성전자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
◇ 반도체도 동향 예의주시…현지투자 신중 접근 반도체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반도체에 최소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한 만큼 정책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작은 편이다.
지난해 기준 7.5%로 중국(32.8%), 홍콩(18.4%), 대만(15.2%), 베트남(12.7%)보다도 낮았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반도체 생산을 한국이 주도하는 만큼 한국산 반도체의 대체재가 없어 관세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품목별 25% 이상의 관세에 상호관세도 더해지면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 반도체는 조립·가공 등의 이유로 대만 등 다른 국가를 거쳐 미국에 수출되는 경우가 많아 관세 부과 기준과 범위에 따라 직간접적인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관세 대응 방안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가 꼽힌다.
그러나 신규 공장 설립에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절차가 까다로워 업계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각각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 공장을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부터 공장을 새로 지어도 완공까지 한참 걸리고 비용도 수조 원이 든다"며 "관세를 피하려고 공장을 짓는 것이 과연 이득일지 기업 입장에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LG전자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통상 환경이 악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세탁기와 건조기 외의 생활가전도 미국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사진은 LG전자 미국 테네시 공장 전경.2024.6.4 [LG전자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캐나다·멕시코 공장 둔 배터리·가전도 '고심'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타깃이 된 캐나다와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운영하는 배터리 업계와 가전 업계도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북미 최대 핵심 광물 생산지인 캐나다에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전기차 배터리 기업이 활발하게 진출해왔다.
관련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 기조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경영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관세 부과로 캐나다산 리튬, 니켈 등 소재 가격이 오르면 배터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제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렴한 인건비가 강점인 멕시코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과 TV 등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LG전자는 현재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세탁기와 건조기를 생산하는데, 멕시코 관세가 현실화하면 주요 가전 생산지를 미국 현지로 옮겨 즉각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황태환 DA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도 지난 28일 비스포크 출시 행사에서 "다양한 공급망을 준비하고 있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어 미국 관세 정책에 적기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한국도 트럼프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 있다는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사진은 3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이 쌓여있는 모습.2025.2.3 sbkang@yna.co.kr
bingo@yna.co.kr(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1억원 이상 매도체결 상위 20 종목(코스닥)
-
2
엔케이(085310) 급등세 기록중 +24.66%, VI발동
-
3
쓰리에이로직스(177900) 소폭 상승세 +4.95%
-
4
성문전자, 임원ㆍ주요주주 특정증권등 소유주식수 변동
-
5
세아제강(306200) 소폭 상승세 +3.00%
-
6
美 가트너 “크라우드웍스, GenAI 기업”…4년 연속 등재
-
7
세원물산(024830) 상승폭 확대 +10.24%
-
8
인스파이어 장악한 베인…채권자 경영권 인수 전략 이목
-
9
코발트-VCM 컨소, 군인공제회 산하 엠플러스자산운용 품는다
-
10
테스, 138억원 규모 공급계약(반도체 제조장비)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