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단명한 연준 풋·관세 불안·경기침체 우려…하락 출발
국제뉴스공용1
입력 : 2025.03.22 00:11:47
입력 : 2025.03.22 00:11:47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연합뉴스) 김 현 연합인포맥스 통신원 =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회의가 열렸던 3월 셋째 주의 마지막 거래일을 동반 하락세로 출발했다.
5주 연속 이어진 하락장에서 헤어나기 힘든 모양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회의 직후 피어올랐던 '연준 풋'(Fed Put·연준의 시장 개입)에 대한 기대가 단명에 그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하고, 경기침체 우려와 중동 불안이 재고조되면서 '위험 회피, 안전 선호' 심리가 다시 강해졌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30분 현재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75.57포인트(0.90%) 하락한 41,577.75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2.16포인트(0.74%) 낮은 5,620.7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11.11포인트(0.63%) 내린 17,580.51을 각각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집계하는 변동성지수(VIX)는 전일 대비 0.55포인트(2.78%) 높은 20.35를 가리키고 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주간 기준 5주 연속 하락에 직면해있다.
나스닥지수는 조정 영역(최근 고점 대비 10% 이상↓)에 한걸음 더 깊이 잠겼다.
3대 지수는 전날 일제히 하락 마감한 바 있다.
개장 초반, 다소 비둘기적이었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시장예상을 웃돈 주택판매 지표 등에 고무돼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나고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는 듯했으나 FOMC 경제전망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촉발하면서 시장은 상승분을 반납하고 뒷걸음쳤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상호관세 부과 예정일인 내달 2일을 '미국 해방의 날'로 칭하며 "수십년간 우리는 우방·적국 불문하고 전 세계 모든 국가에게 속고 학대받았다.
우리 미국이 마침내 돈과 존중을 되찾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중동 정세는 악화일로에 있다.
이스라엘이 지난 18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겨냥한 가자지구 공습을 재개한 가운데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군에게 가자지구 더 깊숙한 곳까지 진격할 것을 명령하면서 "하마스가 나머지 인질들을 모두 석방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유럽의 주요 관문인 영국 히스로공항이 변전소 화재로 인한 대규모 정전 사태로 전면 폐쇄되면서 전세계 항공 교통에 혼란이 일고 항공여행 관련주들이 타격을 입었다.
미국 대형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델타항공·아메리칸항공 모두 2~3%대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전날 장 마감 후 인공지능(AI) 메모리칩 판매 급증에 힘입은 호실적과 긍정적 전망을 제시하고도 주가가 7% 이상 미끄러졌다.
턴어라운드를 추진 중인 세계 최대 스포츠웨어 제조업체 나이키도 전 분기 주당순이익(0.54달러)이 시장 기대치(0.29달러)의 2배에 달하고 매출 감소 폭을 시장 예상보다 좁힌 양호한 실적을 공개하고도 주가가 6% 이상 뒷걸음쳤다.
관세와 소비 위축으로 인해 현 분기 매출이 시장 기대에 미달할 수 있다는 사측 예상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미국의 양대 특송 서비스업체 페덱스는 전 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을 상회했으나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연간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9% 이상 급락했다.
이날 페덱스 경쟁사 UPS 주가도 3%대 하락세다.
양자 컴퓨터 기업 아이온큐는 전날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개발자 컨퍼런스(GTC) 4일차 행사를 '퀀텀 데이'로 진행하며 양자 컴퓨팅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한 뒤 주가가 9.27% 급락했다가 이날 5%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상승세,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은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ING 분석가 벤자민 슈뢰더는 "FOMC 3월 회의 효과는 단 하루만에 끝난 것으로 본다"며 "FOMC 결과가 대체로 비둘기파적이기는 했으나, 수많은 경고들이 내재돼있다"고 평했다.
심플리파이 어셋 매니지먼트 수석 전략가 마이클 그린은 "관세 우려가 기업에 부담을 안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들이 사업 계획·자본 지출·신규 채용 등과 관련, 혼란과 불확실성에 대한 언급을 늘이고 있다"면서 기업 활동이 주춤해지면 경제 성장도 둔화할 수 있고, 이같은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2기)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주는 영향력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지난 19일 FOMC 직후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굴스비 총재는 "다만 상대국의 보복 관세는 연준이 대응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력하다고 강조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내려간다면 향후 12~18개월 내에 금리 인하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CME Group)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이날 개장 후 1시간 지난 현재 연준이 올해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25bp(1bp=0.01%) 이상 인하할 확률은 75.4%로 전일 대비 2.8%포인트 높아졌다.
연내 2차례(각 25bp) 이상 인하 가능성은 88.9%, 3차례 이상 내릴 가능성은 62.6%로 반영됐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도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85%, 독일 DAX지수는 1.07%, 영국 FTSE지수는 0.79% 각각 밀렸다.
국제 유가는 보합세다.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19% 높은 배럴당 68.20달러,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0.01% 오른 배럴당 72.01달러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chicagorho@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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